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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ASCO 화두는 '유방암'…유도탄에 핵탄두 장착했더니 사각지대 뚫었다

뉴스1

입력 2022.06.04 08:56

수정 2022.06.04 08:56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미국 시카고 맥코믹플레이스 행사장에서 6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일정으로 열렸다. 사진은 3일 ASCO 현장. © 뉴스1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미국 시카고 맥코믹플레이스 행사장에서 6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일정으로 열렸다. 사진은 3일 ASCO 현장. © 뉴스1

(시카고=뉴스1) 이영성 기자 = 유방암 환자 치료 범위를 더욱 넓힌 신약이 나오면서 유방암 정복에 성큼 다가섰다.

전세계 암 전문가들이 모여 신약 등 종양 연구 데이터를 공유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3일(현지시간)부터 오는 7일까지 4박 5일간 일정으로 미국 시카고 맥코믹플레이스 행사장에서 열렸다.

올해 ASCO 화두는 '유방암'으로 지목된다. 그 중에서도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유방암 신약 '엔허투(성분 트라스트주맙 데릭스테칸, trastuzumab deruxtecan)'는 'HER2(사람 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2형)' 유전자 발현량이 적어도 치료 효과를 보여 기존의 통념을 깨부수는 신약으로 거듭났다.
핵탄두격인 약물에 암세포만 쫓아가는 유도탄인 항체를 붙여줬더니 암세포 억제 효과가 커진 것이다. 이러한 약물-항체 접합체(ADC) 연구개발은 전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엔허투는 ADC의 위력을 이론을 넘어서 현실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약 4만5000명의 회원을 둔 ASCO 발표 현장에는 올해 2800개 이상의 초록 논문이 접수됐고, 온라인 공개용 초록논문 2400개 이상이 추가됐다.

ASCO는 '오늘의 뉴스'라는 제목으로 참석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관련 브리핑을 매일 열고, 수천개의 전세계 항암 연구 데이터를 현장이나 포스터로 발표한다.

올해는 특히 유방암 신약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ADC 약물 엔허투는 절제할 수 없는 환자 혹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를 의사가 선택한 치료법과 비교평가하는 임상3상을 공개한다. 임상 대상은 이전에 치료를 받아본 적이 있는 대신 HER2 유전자 발현량이 낮은 유방암 환자다.

유방암은 크게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양성,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구분한다. 이 중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이 유방암 전체 중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나머지는 HER2 양성이 상당 수를 차지하는데, HER2 발현율이 낮다면 기존 치료제인 허셉틴, 퍼제타 등을 사용하기 어려워 엔허투의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될 전망이다.

엔허투를 공동 개발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임상3상에 따르면, 엔허투는 HER2 발현율이 낮은 절제가 어려우면서 전이가 이뤄진 유방암 환자에 대해 위약군(표준 화학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와 전제 생존율(OS)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PFS는 더이상 질병이 커지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을 의미하고, OS는 말 그대로 전반적인 생존 가능성을 말한다.

엔허투는 지난 2019년 미국에서 HER2 양성 재발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엔허투 외에도 오늘의 뉴스 브리핑으로 선정된 ASCO 주제로는 Δ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트로델비(성분 사시투주맙 고비테칸, sacituzumab govitecan)'와 의사가 선택한 치료법 간 임상3상 Δ특정 유형의 유방암 환자에 대해 유방 보존 수술 후 방사선요법의 생략을 분석하는 예비시험 Δ결장직장암 환자에 대한 기존 항암제 '벡티빅스(성분 파니투무맙, panitumumab)'와 '아바스틴(베바시주맙, bevacizumab)'간 일반 화학요법 병용요법 비교 임상3상 예비시험 Δ유잉육종(Ewing sarcoma) 환자의 여러 화학요법을 평가하는 임상3상 등 10여개가 있다.


항암 신약을 개발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ASCO에 총출동했다. ASCO 참석은 임상 데이터 발표를 통해 해외 기업과 기술이전 혹은 공동개발 등 협력체계를 구축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올해 발표 기업은 Δ유한양행 Δ에이치엘비 Δ엔케이맥스(NK MAX) Δ에이비온 Δ루닛 Δ메드팩토 Δ네오이뮨텍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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