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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네탓 공방 민주당, 민생국회 공백 초래 안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5 18:52

수정 2022.06.05 18:52

계파 해체 선언은 고무적
팬덤 휘둘리면 미래없어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앞줄 왼쪽부터),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개표종합상황실에서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앞줄 왼쪽부터),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개표종합상황실에서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3·9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 거듭 패배한 민주당의 내홍이 이어지면서 후반기 원 구성이 늦춰지고 있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가 없는 국회 공백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기약조차 없다.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사퇴하면서 여야 협상 상대방이 사라진 상태이다.

이에 따라 법안 처리는 물론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 등이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청문회 패싱 가능성도 있다.

쟁점이 산적한 상임위 배분협상에 앞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 당장 시급한 장관 인사청문회부터 여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국회의장단 선출은 핵심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느냐의 문제와 결부돼 있기 때문에 조속한 합의가 쉽지 않다.

민주당은 이른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금주 안으로 구성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를 수습하고 당의 리더십을 세울 계획이다. 문제는 선거 결과에 대한 네탓 공방과 친문재인, 친이재명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비대위 구성 전까지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 2024년 4월 10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갖는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8월에 여는 쪽으로 의견이 모여졌다. 양보할 수 없는 계파 대결이 그때까지 지루하게 이어질 게 뻔하다.

그나마 민주당 내 계파해체 선언은 고무적이다. 미국 유학을 떠나는 이낙연계 의원 20여명이 환송회를 계기로 친목모임을 해체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의원 61명이 모인 광화문포럼도 문을 닫았다. 친문계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도 해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쇼는 안 된다.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과 당 혁신을 위해 계파정치를 그만둬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허수아비에 불과한 비대위원 전원 사퇴와 대국민 사과는 진정성이 없는 립서비스라는 느낌이 강하다. 기존의 권력질서를 그대로 둔 채 강성팬덤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민주당에는 미래가 없다.
2년 후 총선에서 또 패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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