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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의사였다가 변호사로… 사람 낫게 하는 건 두 직업 다 똑같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6 18:41

수정 2022.06.06 18:41

박성민 법무법인 LF 변호사
경험 바탕 의료·상해사건 도맡아
억울한 피해자들 마음의 병 돌봐
의대생때 사고로 휠체어 타게 돼
법학전문대학원 진학후 새 인생
유튜버로 법률지식도 적극 전파
[fn이사람] “의사였다가 변호사로… 사람 낫게 하는 건 두 직업 다 똑같죠”
박성민 법무법인 LF 변호사(사진)의 이력은 화려하다. 국내에 몇 안 되는 직업환경의학과 의사 출신으로,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와 함께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관련성이 적어 보이는 그의 이력을 연결해주는 고리는 '사람'이다.

박 변호사는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이나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오는 사람 모두 도움을 받기 위해 오는 사람"이라며 "의사는 사람을 낫게 하고, 변호사는 억울하게 피해를 본 사람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박 변호사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문적인 내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일주일 동안 굶고 있던 장발장이 빵집에서 빵을 훔친 경우, 죄가 되는 것은 맞지만 봐줘야 할 만한 사정이 있어 기소 자체를 유예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환자든 의뢰인이든 의사와 변호사의 설명을 어려워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과정에서 유튜버 활동 경험은 업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에서는 '변호사의 드라마 리뷰'같이 대중이 쉽게 흥미를 느낄 만한 가벼운 주제부터 '보이스피싱'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법률이슈까지 여러 주제를 두루 다루고 있다.

박 변호사는 "제가 봐도 재미없는 법 얘기에 흥미요소를 집어넣고,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려는 고민을 했다"며 "그렇게 몇 년간 유튜브를 운영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어려운 법률용어를 쉽게 설명하는 데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유튜브를 보고 사건을 의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다양한 이력과 경험을 가진 박 변호사 역시 선택의 매 순간 고민이 없지 않았다. 그를 이런 다양한 경험 속으로 뛰어들게 한 원동력은 단연 '자극'이다. 의대생 때 스키를 타다 다친 후 휠체어를 타게 된 후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뒤처진다는 불안감 속에서 갖게 된 다양한 경험들은 그에게는 새로운 강점이 됐다.

박 변호사는 "의료소송이 아니더라도 '몸'과 관련된 사건이 많다"며 "상해 사건이나 교통사고 사건에서도 상해의 정도, 사건과의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려면 의학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누구보다 가장 설득력 있게 할 수 있는 것도 그의 다양한 경험 덕분이다.


박 변호사는 "막연히 말로 듣는 것과 직접 해보는 것은 달랐다"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직접 경험해보면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어 의사와 변호사 일에 보낸 시간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강점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 활용하고 싶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소송에서 이겼을 때 받는 성공보수보다 의뢰인이 고마워 하는 경험이 더 가치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며 "지금까지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던 만큼,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