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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2.0]①"전세계 거래액 1위 달성한 거래소가 한국 거래소라고?"

뉴스1

입력 2022.06.07 07:00

수정 2022.06.07 07:09

18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고객센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1.5.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18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고객센터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1.5.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편집자주]암호화폐라는 말도 생소한 2014년 출범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3년 만에 '세계 1위' 거래액을 기록하는 일이 벌어졌다. '엑스코인'으로 탄생해 '비트코인 업계의 최고(엄지손가락)이 되겠다'며 새단장한 '빗썸'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7년간 암호화폐 거래 중개로 누적 거래액 1650조원, 누적 거래 이용자 수는 7000만명을 기록한 빗썸은 메타버스, NFT 등 신사업으로 눈길을 돌려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새 리더십까지 갖춘 '빗썸 2.0'을 조망해본다.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첫 번째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기 시작한 2017년. 이보다 3년 앞선 2014년 1월, '엑스코인'이라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등장했다. 엑스코인은 출범 직후 '수수료 전면 무료화', '24시간 고객상담 서비스'라는 파격적인 전략을 내세웠다.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과 아낌없는 플랫폼 투자로 몸집을 불린 엑스코인은 출범 2개월 만에 '국내 비트코인 거래량 1위 거래소'로 등극한다. 시세 알림 서비스, 월드트레이드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것도 이들이었다.

엑스코인은 이듬해 '비트코인 업계의 최고(엄지손가락, Thumb)가 되겠다'는 포부로 '빗썸'이라는 새 옷을 입는다. 이들의 목표는 2017년 7월, 암호화폐 투자 열풍과 함께 이뤄졌다. '거래액 1조원'으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면서다. 국경 없는 미래 기술 시장에서 '한국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긴 동면기에 들었던 암호화폐 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만나 두 번째 기지개를 켰다. '비대면'(언택트), '뉴노멀' 흐름이 금융산업에 가파른 혁신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빗썸은 '웹 3.0' 시대 미래 금융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를 위한 새 사령탑 발탁도 이뤄졌다.

◇빗썸의 '고객·기술 중심' 전략, 투자자에 通했다

"엑스코인은 사이트 오픈 한 달 만에 거래액이 크게 증가하며 최근 닷새간 거래액이 1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4년 1월 국내 매체 보도 발췌)

지금이야 암호화폐라는 개념이 대중적이지만 빗썸(구 엑스코인)이 출범한 2014년만 해도 대장주인 '비트코인'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출범 직후 닷새간 10억원의 거래액을 올리며 주목받았던 빗썸은 4년 후인 2018년, 일 최대 거래액 7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7600배 이상 성장했다.

빗썸은 암호화폐 거래 중개뿐 아니라 암호화폐 결제, 자산 수탁·보관 서비스를 지원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빗썸의 성장엔 높은 거래량과 풍부한 유동성, 금융권 수준의 보안 인프라, 고객 지향형 서비스가 있었다.

초기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수수료 전면 무료화 등)으로 빠르게 이용자를 모은 빗썸은 높은 거래량을 바탕으로 특정 세력의 시세 조작을 원천 차단했다. 지난해 기준 빗썸의 총 누적 거래액은 1650조원, 총 누적 거래 이용자 수는 7000만명에 달한다.

1년365일 24시간 돌아가는 암호화폐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고객 중심' 서비스도 회사를 키우는 데 주효했다. 지난 2017년 빗썸은 업계 최초로 고객센터를 서울 강남구에 오픈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연중무휴로 고객지원센터를 운영한 건 빗썸이 최초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빗썸은 지난 9년여간 국내 최고 자리를 지켰다. 지난 2018년 우리 정부의 암호화폐를 향한 부정적 기조 탓에 빗썸 역시 긴 크립토윈터를 맞았지만 자금세탁방지(AML), 보안 시스템 강화에 주력한 결과 오히려 내실은 더욱 탄탄해졌다.

이를 입증하듯 빗썸은 지난 3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순위'(The Best Global Crypto Exchanges)에서 국내 최고 순위인 1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브스 측은 "한국의 4대 거래소 중 한 곳인 빗썸은 250종 이상의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고 있으며 외부로부터 보안 및 규제 준수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백화점 되겠다'…암호화폐 중개 넘어 디지털 금융사로

국내 최대 수준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빗썸은 지난해 두 번째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힘입어 전년대비 361% 증가한 1조10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27% 증가한 6728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새 매출은 약 4.6배, 당기순이익은 5.2배 증가한 셈이다.

빗썸은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메타버스, 대체 불가능 토큰(NFT) 등 미래 먹거리 전반을 다루는 글로벌 디지털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빗썸 경영진은 연초 회사의 주요 목표로 '속도 개선'과 '블록체인 서비스 확장'을 꼽기도 했다.

빗썸은 지난 1분기 '속도 개선'을 골자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와 미래사업 관련 자회사 신설 등에 주력했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의 안정화'와 더불어 블록체인 기반 모든 서비스를 담는 '블록체인 콘텐츠 백화점'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전략이다.


빗썸은 '테라 사태',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다소 움츠려든 현 시장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새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달 30일 이재원 신임 대표와 김상흠 이사회 의장을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빗썸 관계자는 "지금까지 암호화폐 매매라는 하나의 상품만 취급해왔지만, 올해는 NFT든 메타버스든 다양한 상품 진열을 고민하겠다"며 "암호화폐 거래사업 경험이 풍부한 이재원 대표와 김상흠 이사회 의장이 각자의 위치에서 능력을 발휘해 빗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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