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암호화폐라는 말도 생소한 2014년 출범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3년 만에 '세계 1위' 거래액을 기록하는 일이 벌어졌다. '엑스코인'으로 탄생해 '비트코인 업계의 최고(엄지손가락)이 되겠다'며 새단장한 '빗썸'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7년간 암호화폐 거래 중개로 누적 거래액 1650조원, 누적 거래 이용자 수는 7000만명을 기록한 빗썸은 메타버스, NFT 등 신사업으로 눈길을 돌려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새 리더십까지 갖춘 '빗썸 2.0'을 조망해본다.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거래 시간이 정해진 증권 시장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은 1년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는 빗썸도 실시간 거래 중개를 위한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암호화폐 지갑개발, 시스템 개발, 정보보안 등 조직 구성도 다양하다.
요동치는 암호화폐 시세와 방대한 거래대금에 가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빗썸의 기술력이 최근 서비스 개선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빗썸은 국내 블록체인 산업 발전과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개발 인재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빗썸, 이용자 넘어 '개발자'까지 챙긴다
빗썸은 지난 5월26일 서비스 개선 업데이트를 통해 '원화 간편입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업데이트에 따라 빗썸 이용자는 'NH농협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원화를 입금할 수 있게 됐다.
빗썸은 같은 날 'API 플랫폼'(API Documents) 사이트도 재단장했다. API란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 개발을 도와주는 인터페이스 묶음을 의미한다. 오픈된 API를 활용하면 외부에서도 빗썸 거래소와 연결된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이용자'를 넘어 '개발자'까지 챙기겠다는 빗썸의 의지가 담긴 업데이트였다.
빗썸은 지난 2020년부터 '현재가', '호가' 등의 정보를 수신하는 API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사이트 리뉴얼은 개발자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다 폭넓은 개발언어를 제공하고 API 요청양식을 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추진됐다.
개선된 빗썸 API Reference에는 '트라이잇'(Try it) 기능이 추가됐다. 이용자가 트라이잇 기능을 통해 제공받고자 하는 정보를 직접 입력하면 미리 준비된 샘플 결과가 아닌 실제 API통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PI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비전문 개발자도 쉽게 빗썸 Open API를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전문 자회사 통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연구 활발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대중에 '금융기업'으로 인식되지만 '기술기업'에 가깝다. 국내·외 블록체인 개발사의 메인넷 전환과 에어드롭(암호화폐 지급) 등 기술 이슈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것도 거래소의 몫이다.
빗썸 역시 관련 기술 연구에 적극적이다. 빗썸은 사내 개발팀 외에도 시스템통합(SI) 전문 B2B 자회사 '빗썸시스템즈'와 암호화폐 지갑 개발 자회사 '로똔다' 등을 통해 암호화폐, 블록체인 연구에 한창이다.
빗썸시스템즈는 블록체인 거래 플랫폼을 제작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빗썸과 대기업과 기술적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사내 프로젝트로 출범한 로똔다는 인증 절차를 간소화한 암호화폐 지갑 '부리또월렛'(Burrito Wallet)을 개발 중이다.
특히 로똔다는 국내 금융·IT 기업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메타버스 열풍과 함께 이용자의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해진 가운데, 빗썸의 사업·개발 노하우가 담긴 '부리또월렛'이 메타버스 금융 시장의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로똔다는 최근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위메이드, 한국정보인증, 펜타시큐리티 등 총 10곳의 기업으로부터 총 10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로똔다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폼 부리또월렛 서비스를 고도화해 올해 6월~7월 중 빗썸 본인인증절차(KYC) 연동 서비스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신민철 로똔다 대표는 "KYC 연동을 시작으로 전략적 컨소시엄 파트너들과 함께 웹 3.0과 메타버스 생태계에 빠질 수 없는 게이트웨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블록체인 인재, 글로벌하게 키운다
개발자 품귀 현상은 블록체인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만큼 오히려 더 희귀하다. 일찍이 암호화폐 거래 중개 사업을 시작한 빗썸은 교육을 통해 국내 블록체인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엔 국경이 없는 만큼 국내 인재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빗썸은 공개채용 외에도 실무형 무료 교육을 제공하며 젊은 인재 육성에 한창이다. '빗썸 테크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올해로 2회차를 맞은 '빗썸 테크 아카데미'는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 경력(1년 이상~4년 이하)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대규모 트래픽 환경에서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자가 갖춰야 하는 필수적인 기술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학원의 팀 프로젝트와 달리 프로젝트 주제 기획과 팀 구성을 교육생들의 자율과 합의에 맡기는 것이 특징이다. 우수 참가자는 정규직 채용의 특전도 주어진다.
빗썸은 '테크 아카데미', '빗썸 테크 캠프'(블록체인·iOS 개발 교육과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발 인력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빗썸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개발자 발굴뿐만 아니라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해 청년실업 개선과 교육격차 해소 등 사회적 문제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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