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호주

'슈퍼카' 여러 대 소유 태국 부패 경찰 '조 페라리' 결국 무기징역

뉴스1

입력 2022.06.08 17:42

수정 2022.06.10 07:12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태국의 한 경찰서에서 잔인한 심문 중에 비닐 봉지로 마약 용의자를 고문해 숨지게 한 전 경찰 서장이 8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태국 북부 나콘사완주의 경찰서에서 재직한 이 전 서장은 지난해 검거 작전 중에 호화 주택과 고가 스포츠카 여러 대를 소유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태국 현지에선 "조 페라리"로 불리고 있다.

앞서 티띠산 우타나폰(41)이 고문에 의한 살인 혐의로 기소됐을 때 이례적으로 태국에선 경찰의 잔혹성과 심각한 부패가 떠들썩하게 부각됐고, 이에 태국 국민들은 크게 공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8월 나콘사완의 경찰서에서 다른 경찰관 6명과 함께 용의자 지라퐁 타나팟(24)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워서 고문을 했고, 6만달러를 뜯어내려다가 지라퐁을 숨지게 했다.

당시 확인된 CCTV에 따르면 경찰관들은 숨이 막혀 지라퐁이 쓰러지자 심폐소생을 했다.

하지만 그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티띠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수배를 받다가 자수했다. 그는 자수 뒤 지라퐁의 죽음은 사고였다고 말했다.

이날 방콕의 중앙형사재판소 판사는 사형을 선고한 뒤 곧바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법원은 티띠산이 숨진 용의자를 되살리려고 했고, 가족들이 장례비용을 치렀다는 이유로 감형했다.

하지만 숨진 지라퐁의 어머니는 판결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취재진에게 티따산의 얼굴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사형을) 원한다. 나는 내 아들에게 벌어진 일이 그에게도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장에서 티띠산은 건강해보였고, 판결 전 법정에서 경비요원들과 함께 웃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선고가 내려졌을 때엔 눈을 감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건에 연루된 나머지 6명의 경찰관 중 5명도 살인 혐의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받았다. 또 다른 1명은 5년4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티띠산과 다른 경찰관들은 한 달 내로 항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