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구용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8일 국회 부의장인 같은 당 정진석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 의원은) 언뜻 보면 외로워 보이시고,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YTN과 전화 연결을 통해 "정당외교 차원에서 와서 지지를 표명하고 우리 한국이 재건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것이 왜 자기정치인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진석 부의장 같이 정치경험이 풍부한 분이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을 텐데 어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왜 이런 말씀하셨을까 저는 의아하긴 하다"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분인데 어떻게 이렇게 상황 파악을 잘못하고 지적했는지 저도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정진석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나"라며 우크라이나 방문과 당내 혁신위원회 출범 등 이 대표의 최근 행보를 비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방문의 시기 적절성에 대한 질문에는 "선거 전에 가면 전에 갔다고 뭐라 할 것이고 선거 끝나고 가면 끝나고 갔다고 뭐라 할 것"이라며 "선거 이기고 제가 국제사회에 필요한 연대를 이야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왔는데 지금 우크라이나에 갈 때가 아니라고 한다면 지금 '뭐할 때다'를 오히려 역으로 제시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내 혁신위원회 출범과 관련한 질문에는 "혁신위 출범을 공천권 경쟁으로 승화시킨 것은 분명히 당권 노리는 분들일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공천권을 이준석이 노리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머릿속에 그분들은 공천만 가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자신의 SNS에 우크라이나 의원으로부터 받은 '육모방망이와 비슷한 철퇴' 사진을 올린 것과 관련해서는 "당연히 (정 부의장을)겨냥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왜 이런 지적들이 있는지, 거기다 나이가 어떻고 선배가 어떻고 이런 이야기 할거면 앞으로 당대표도 나이순으로 뽑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 의원은 지난 2017년 자유한국당 시절 한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당시 대선 참패와 관련해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육모 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정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정 의원을 비판한 셈이다.
이 대표는 뒤이어 연합뉴스TV에 출연해서도 이어 혁신위의 출범과 관련해서 "최고위에서 취지를 설명하고 최고위원들이 동의해서 혁신위원회가 출범하기로 한 것"이라며 "속도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당 대표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둘 사이의 설전이 당권을 놓고 벌어지는 투쟁이라는 해석에는 "정진석 부의장께서 본인이 당권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 대한 오해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엇다.
한편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얘기하는 것이 (노원구) 상계동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이 목표"라며 "상계동에서 지역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도부가 안정적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당대표를 다시 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2년 뒤 저도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지도부가 정말 불안하다' 아니면 정말 간만 보는 분들(만) 계시면 저는 제 역할을 당연히 해야 한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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