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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서방 제재로 올해 15% 위축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9 11:00

수정 2022.06.09 11:00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로이터뉴스1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세계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경제가 올해 15% 위축되고 2023년에는 3% 더 위축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8일(현지시간) 다국적 은행 로비 단체인 국제금융협회(IIF)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IIF는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우수한 인적자원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수출 시장이 흔들리면서 지난 15년 동안 러시아의 경제적 성과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외화 채무 상환 능력과 내수를 둔화시키고 물가를 자극하면서 중장기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IF는 “지난 2월 이후 의미있는 조치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아직 사다리 꼭대기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금융 체계나 핵심 무역 상품에 추가 조치가 내려진다면 러시아 경제에 극적인 효과를 미치고 러시아 정부의 전쟁 지속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IIF는 “이러한 조치는 러시아 뿐만 아니라 제재를 부과하는 국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IIF의 엘리나 리바코바 차석 이코노미스트는 8일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침공 이후 시작된 서방의 제재 때문에 국제적으로 “지난 30년간 투자 활동이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15년 동안 가치 사슬이 무너졌다며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줄일수록 중기적으로 유럽의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클레이 로워리 국제금융협회 IIF 부회장은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가 효과적인지 여부는 각국 정부가 무엇을 목표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재의 목표가 러시아의 경제를 해치는 것이라면 현재 러시아 경제에 충격은 분명히 가해지고 있다. 다만 제재는 통상 정책을 변화시키는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을 주로 수출하는 러시아의 수출 금액은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오름세를 보였고 무역 흑자 역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침공 직후 반토막으로 줄었던 루블 가치도 침공 이전 수준으로 반등했다.

다만 리바코바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입이 줄어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가 두둑해졌지만 정작 러시아 기업들과 국민들은 소비할 돈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이 러시아의 석유나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한다면 더 큰 여파가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한편 IIF는 러시아에서 기업들이 새로 고정자산에 지출하는 ‘총고정자본형성’ 규모가 올해 25% 줄어들고 수입과 수출이 각각 28%, 25%씩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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