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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달러는 언제까지 웃고 있을까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9 18:38

수정 2022.06.09 18:38

[fn광장] 달러는 언제까지 웃고 있을까
달러만 웃는 달러 스마일(Dollar Smile)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일 때나,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비해서 호조를 보일 때 나타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완화로 퍼부은 돈은 얼마일까. 6년간 약 3조7000억달러에 달했다.

그 결과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 중 국채, 모기지담보채권(MBS) 등 보유자산은 4조5000억달러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후 2017~2019년 양적긴축으로 3조9000억달러 수준으로 자산 규모가 줄었다.

이번 코로나 위기 동안 양적완화로 연준의 자산은 9조달러 가까이로 불어났다.
약 5조달러(미국 GDP 21조달러의 약 23%)가 증가했으니 글로벌 금융위기의 양적완화 규모를 훨씬 상회한다고 하겠다.

연준은 40년 만의 8%대 급격한 물가상승을 맞아 이자율을 통상적 수준보다 급하게 올리고 있다. 6월 1일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도 단행됐다. 물가상승을 진압한다는 최우선 과제 앞에 유동성을 본격적으로 줄이는 행보에 고삐가 쥐어졌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참석자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매달 최대 950억달러씩 줄일 것을 제안했다. 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이다. 이는 직전 양적긴축 기간인 2017~2019년 때와 비교할 때보다 2배 빠른 속도이다. 2017년 10월 양적긴축을 시작할 때 한 달 100억달러 규모와 비교하면 10배 많은 규모다. 연준의 양적긴축은 국채나 MBS를 팔아 화폐발행액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달러 인덱스(지수)가 20년 최고 수준이다. 달러 인덱스는 6개의 준기축통화, 즉 유로(57.6%), 일본 엔(13.6%), 영국 파운드(11.9%), 캐나다 달러(9.1%), 스웨덴 크로네(4.2%), 스위스프랑(3.6%)에 대한 달러가치를 각국 무역 비중을 고려해 계산한 값이다. 현재 달러 인덱스가 지속적으로 100을 상회하고 지난 5월 2002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모든 통화가 약세인 상황에서 미 달러화가 언제까지 미소를 머금을지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원론적으로 환율은 우리의 경제성장률이나 경상수지 흑자에 따라 움직인다. 실제로는 미 달러 가치의 향방과 미국 신용자산 금리(안전자산선호 심리)가 중요한 요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예상을 뛰어넘는 지속, 중국의 대규모 코로나 방역 봉쇄 이후 전 세계 물가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나아가 종전에 볼 수 없던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전에는 자국통화를 평가절하(환율 인상)해 수출을 증가하려 하는 환율전쟁이 펼쳐졌다. 이제는 자국 통화가치를 높이고 환율을 끌어내리는 역(逆)환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고환율=수출 증가' 공식은 약화됐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높은 수준이 무역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높은 환율로 오히려 물가를 인하시키기 위해서는 자국통화 가치가 상승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우리는 더욱 긴장을 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성장)과 경상수지 흑자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달러 인덱스를 구성하는 준기축 통화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조원경 울산시 경제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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