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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대화 첫날 미·중 '대만' 문제 두고 충돌…北 문제도 논의(종합3보)

뉴스1

입력 2022.06.11 00:42

수정 2022.06.11 00:42

판문장 베트남 국방장관(우)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만났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판문장 베트남 국방장관(우)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만났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의 양자회담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2.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의 양자회담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2.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의 양자회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2.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의 양자회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2.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정윤영 기자 = 3년 만에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막을 올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긴장된 양국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싱가포르에서 10일부터 2박3일 동안 진행되는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안보회의로 대만 문제를 비롯해 남중국해 문제, 우크라이나 문제로 충돌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어떤 입장을 내비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대화 첫날인 10일, 1시간 가량의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양측은 진솔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말 일본을 방문해 중국의 대만 침공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을 하는 등에 대해 중국은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양국의 엇길린 입장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미·중은 책임감 있게 경쟁을 관리하고 의사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웨이 부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략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국군과 실질적인 대화 및 위기소통(핫라인)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웨이 부장에게 미국은 대만관계법과 미·중 3개 연합공보, 6개 합의에 따른 미국의 오래된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또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 및 일방적인 현상 변화에 대해 반대하고 중국이 대만에 대한 더이상의 불안정 행위를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미국은 대만에 대해서는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1979년 국내법으로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에서 무력 분쟁이 발생하면 이를 방어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직접적인 무력 충돌 상황 자체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통해 대만 중국의 침공을 방어할 역량을 키우는 '고슴도치' 전략과 같은 간접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군사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과 서방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만 정책이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오스틴 장관의 이날 발언도 중국의 무력 행동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한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북한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세계 지역 및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 이날 양자 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웨이펑허 부장이 오스틴 장관에게 만약 누군가 대만 분열을 시도한다면 중국군은 전쟁을 불사하고 어떤 대가도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웨이 부장은 발언은 이런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유사시 대만 군사개입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추가적인 관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우 대변인은 양국 국방장관이 미·중 군사 관계 및 대만,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또 양측은 솔직하고 적극적이며 건설적·전략적 소통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군은 두 정상이 합의한 중요한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우 대변에 따르면 웨이 부장은 오스틴 장관에게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초이며 대만을 통해 중국 억제하는 것은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웨이 부장은 미국이 얼마 전 대만에 무기 수출을 승인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연합공보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을 뿐 아니라 양국 관계 및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9일 대만에 대해 1억2000만 달러(약1500억원) 규모의 해군 장비 판매를 승인 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자국의 준비와 안보 이익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계속 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웨이펑허 부장과 회담을 진행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한중이 공조해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비용보다 핵 포기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는 걸 인식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자 웨이 부장은 "중국은 한반도 평화 유지와 한반도 비핵화란 목표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며 "한중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조해가자"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준비 정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샹그릴라 대화 첫 기조 연설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외교·안보·국제협력에 있어 일본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일본은 현실적 외교의 새 시대로 전환할 것"이라고 '기시다의 평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는 "미사일 발사가 국제질서에 분명하고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로 제재안이 채택되지 못한 점을 겨냥한 듯 "북한 문제에 대한 안보리의 대응 실패는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보리 개혁을 촉구했다.

중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동중국해에서 일방적인 현상 교란 시도가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일(전쟁)은 내일 동아시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