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오른다더니" 삼전 2조 줍줍한 개미, 공매도폭탄·신저가 경신에 ‘울상’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1 10:33

수정 2022.06.13 09:2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 주가 바닥론이 나오면서 이달 들어 1조원 넘게 사들인 개미들이 52주 신저가를 또 다시 경신하자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심지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연초 대비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6만전자도 깨질까 걱정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400원(2.15%) 내린 6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8일(장중 저가 6만4500원) 이후 6주 만에 52주 신저가를 또 다시 기록했다.


■1년 7개월만에 최저치
6만3800원은 2020년 11월 13일의 6만32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하루 전인 9일에는 장 초반부터 1%대 하락, 장중 52주 최저가 수준까지 내려갔지만 낙폭을 회복하며 6만5000원대를 지켰다. 하지만 10일은 6만5000원대를 지키지 못하고 6만4000대마저 깨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9일 7만200원을 기록한 뒤 7만원을 밑돌고 있다. 6만4000원대까지 떨어진 적 있지만 10일 6만3000원대로 주저앉았다.

간밤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이면서 영향을 미쳤다. 이 지수는 8일(이하 현지시간) 2.39% 하락한 데 이어 다음날에도 2.69% 밀렸다.

앞서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칩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언급한 여파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 CFO 데이브 진스너는 7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콘퍼런스에서 "(경기가) 거시적 측면에서 약화되고 있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에게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바닥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개인은 ‘줍줍’(저점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2일부터 10일까지 개인은 나홀로 삼성전자를 2조61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551억원, 4780억원 팔아치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전망은 좋지 못하다. 최근 한 달 새에는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3조504억원이다. 3개월 전(59조712억원)보다는 6.7% 상향 조정됐지만, 1개월 전(63조5319억원)보다는 0.7% 하향 조정됐다. 매크로 악재가 장기화하면서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이다. 반도체 반등 시점이 한 분기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 산업은 외부 요인들에 대한 반응으로 지난 몇 달간 글로벌 수요가 약화된 상태로 변했다”면서 “PC 시장 수요는 소비자와 교육 시장에서, 모바일 시장 수요는 중국 봉쇄 영향으로 둔화됐다”고 전했다.

이어 “낸드 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코로나19 봉쇄, 하이퍼 인플레이션 등 여러 외부 영향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태”라며 “이런 사건들의 기간과 심각성을 예측할 수 없어 모든 요인에 대한 정량화는 힘들지만, 올해 내 수요가 둔화하거나 낮아질 위험이 반등 가능성보다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사진=뉴스1
삼성전자. /사진=뉴스1
■늘어나는 공매도에 개미들 울상
최근에는 공매도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율은 올해 초 0.03%(1월3일 기준)에 불과했지만 지난 2일 0.11%까지 상승하며 3배 넘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잔고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D램 현물가격은 지난 2월 하순부터 지속 하락하고 있다. 러시아 전쟁, 중국 봉쇄로 PC·스마트폰·가전 등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수요 둔화가 확인되면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이익률 하락은 경기 침체 시기를 제외하면 보통 5분기에 걸쳐서 난다”며 “주가 바닥은 주로 4번째와 5번째 분기 사이에서 나타나는데 이를 현재에 대입하면 올해 3~4분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가는 이를 상당부분 선반영한 데다 역사적인 공급 제약이 이어지면서 추세적인 업황 부진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경기 우려가 점차 완화되면 강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 이사는 “매크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면 서버 주문도 언젠가 둔화될 수 있지만, 공급부족 장기화로 지금은 아니다”며 “2023년 D램 빗그로스는 올해를 하회할 전망으로, 수요만 정상화되면 메모리 업황 업사이드는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수요 위축 우려로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고 있지만 현 밸류에이션 수준에서는 2023년 수급 개선 가능성을 겨냥한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