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정의당, 지도부는 정정 입장문 덮고 간부들 2차 가해"
기사내용 요약
"'성추행 아니다' 허위 입증 녹취 확보해 전달"
"배복주 통해 여영국 대표 정정 입장문 작성"
"선거 이유로 정정 미루다 총사퇴로 유야무야"
"텔레그램방 조롱·비하…2차가해 방지 공지無"
"나는 '리스크' 아닌 사람…깊은 모멸감 느껴"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강민진 청년정의당 전 대표는 11일 당내 성폭력 피해 은폐·무마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정의당 지도부가 이를 일부 정정하는 당대표 명의 입장문을 준비했지만, 6·1 지방선거를 이유로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의당 지역위원장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을 비방하는 2차 가해가 계속됐지만 당 차원의 제지는 없었다고 전했다.
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입장문 발표가 있고 며칠 후 저는 위 입장문 중 '피해자가 당시에는 성추행이 아니라고 했다'는 내용이 허위임을 증명할 수 있는 통화녹음파일을 발견했고, 이를 대표단 구성원에게 알렸다. 그리고 여영국 대표 및 배복주 부대표와 협의하여 기존 입장문에 담긴 사실관계 일부를 바로잡는 정정 입장문안을 작성했다"며 "하지만 결국 여 대표는 해당 입장문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의당 젠더폭력대응센터를 통해 문제제기하자 대표단은 '정정 입장문은 지방선거 끝나면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하지만 지방선거가 끝난 뒤 대표단은 이에 대해 아무런 말도 없이 사퇴했다. 대표단은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당 공식 입장으로 발표했고 그것이 허위임을 알게 된 뒤에도 정정하지 않음으로써 사실관계를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달 17일 강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배복주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은 당시 강 전 대표가 '성폭력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평등한 조직문화를 위해 '청년 당원에게 무례한 태도에 대한 경고와 사과'를 요구했던 사안인 만큼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등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강 전 대표는 "당의 입장문은 배복주 전 부대표가 사건 다음날 저와의 통화에서 성추행 여부를 물었고 이에 대해 제가 아니라고 답했다는 배 전 부대표의 진술을 근거로 작성된 것이었다"며 "그런데 당 입장문이 나오고 며칠 후, 저는 배 전 부대표와의 당시 통화녹음파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통화 내용에 대해선 "저는 단 한 차례도 그 사건이 성추행이 아니라 말한 적이 없었다. 배 전 부대표 역시 저에게 성추행 여부를 물은 적이 없었다. 저는 단지 ‘이것은 성추행입니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이다. 당시 통화에서 사건의 내용과 접촉된 부위를 설명하고 가해자가 따라왔다는 등의 과정을 소상히 이야기했고, 저의 불쾌하고 충격 받은 마음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한 뒤 "제가 '이 사안이 성폭력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는 당의 입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밝힐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이후 배 전 부대표에게 녹취파일을 전달했다며 "그는 자신의 기억이 잘못되어 저에 대한 잘못된 사실이 유포된 데에 미안함을 표했고, 어떻게든 사실관계를 정정하여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조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배복주 전 부대표를 통해 내용을 바로잡는 당대표 명의 입장문을 여영국 당시 대표와의 합의 하에 작성했다며 당시 메신저 대화 캡처도 공개했다.
배복주 부대표가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입장문에는 여영국 당시 대표 명의로 "당시 강 전 대표가 '성폭력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사안을 규정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잘못된 사실에 기반에(해) 작성된 당의 입장문이 발표됨으로 인해 강 전 대표가 겪은 2차 피해에 대해 정의당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히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강 전 대표는 "그런데 그날 밤, 여영국 전 대표가 입장문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당 대변인실과 대표단의 반대가 있어 지방선거 이후에 검토하겠다고 전해 들었다"며 "그래서 기다렸다. 그런데 대표단은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사퇴해버렸다. 저에게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아무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정의당 지역위원장 단체 채팅방에서 2차 가해성 메시지가 반복된 사실도 공개했다.
강 전 대표는 "당의 주요 인사들이 저에 대해 '저의가 의심된다', '탈당시켜야한다'는 말을 유포한다는 것이 저에게까지 전달되었고, 심지어 당직자 공식 텔레그램 방에서 저를 비하하는 당 간부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며 "하지만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게 유의해달라는 지도부의 공지조차 한번 없었다. 그럼에도 시도당위원장 텔레그램 소통방에는 ‘사건을 잘 처리하고 있다’는 취지의 대표단 메시지가 올라왔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정의당 지역위원장 텔레그램 채팅방 캡처에는 "강민진은 지저분하게 해당 행위를 하지 말고 떠나십시요", "적어도 선거 끝난 후에 문제 제기할 순 없었을까", "정말 정치감각 없는 미숙한 정치인의 어리석은 오판", "청년 청년 이제 진저리 친다", "강민진의 저 저주스런 인터뷰 보고 있자니 미치겠네요", "사건이 안 되는 내용이라 2차 가해 운운 해서도 안 되는 것" 등의 지역위원장들의 대화 내용이 나왔다.
강 전 대표는 "여영국 대표를 비롯해 전 대표단이 제 사건을 대했던 태도에 깊은 모멸감을 느낀다"며 "저는 '리스크'가 아니다. 저는 사람이다. 언론에 나는 것만 신경 쓰고 리스크 관리로만 접근하는 대신에,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면서 불편부당하게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당을 기대했다"고 토로했다.
또 "여 전 대표가 저를 상대로 소송을 생각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송 하시라"며 "저는 허위를 이야기한 바가 없으니,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더라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걸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 전국위원들을 향해 "저의 성폭력 피해 호소를 이미 지나간 일, 또는 개인이 알아서 해결할 일로 치부하지 말아달라"며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 뿐 아니라, 당시 선대위에서 사안을 처리한 방식이 적절했는지, 공천 과정은 문제가 없었는지, 그리고 최근 당 대표단이 대응한 방식은 적합하였는지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조사와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또한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는 당의 구조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변화를 모색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의당은 오는 12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지방선거 참패 후 총사퇴한 지도부를 대신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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