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10% 인상도 용인하기 힘든데 최대 25% 인상이라니 선 넘네요."
최근 글로벌 레고의 세트가격 인상 소식을 접한 한 소비자의 말이다. 그는 "레고 마니아로서 그간 전종을 수집해왔는데 과한 인상률을 보니 구매하고 싶단 생각이 싹 사라졌다"면서 "이젠 꼭 구매해야할 제품인지 고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의 레고그룹은 세트 일부 가격을 8월부터 순차적으로 최대 25% 올린다. 인상 대상은 전체 약 400여종 세트 중 100여종이다. 출시를 앞둔 신제품도 원부자재 상승분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 소식에 성인 레고팬(AFOL:Adult Fan of Lego)들은 패닉에 빠졌다. 레고는 '키덜트'(Kidult·아이 같은 어른) 문화 확산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현재 전 세계 성인 레고팬은 100만명에 달하는데 이들이 연간 레고세트 판매량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소비자들은 '최대 25% 인상'에 대해 도를 넘었다고 입을 모았다. 레고세트 가격은 이미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성인용 레고세트인 '기술' 라인은 50만~60만원을 넘나든다.
독일 판매 사이트를 통해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페라리 데이토나 SP3'와 '람보르기니 시안 FKP37' 제품은 각각 399.99유로(53만9000원)에서 449.99유로(67만3800원)로 13% 오른다. '페라리 488 GTE AF코르세 #51'도 179.99유로에서 199.99유로로 조정되고 '닌자고 시티 정원'은 299.99유로에서 17% 상승한 349.99유로에 판매될 예정이다.
해리포터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스피드 챔피언 시리즈 등 상대적으로 작은 세트 가격도 40달러(약 5만원)에서 150달러(약 20만원) 선으로 가격 부담이 적지 않다. 이들 역시 적게는 7%에서 많게는 25%까지 오른다.
레고그룹은 가격을 대폭 인상한 이유로 원부자재 가격 및 운영비 상승을 꼽았다.
레고그룹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레고 원자재인 플라스틱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지난 몇 년간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비용 상승분을 흡수해왔지만 최근 비용이 급증해 일부 세트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세트는 한 자릿수 인상률이고, 크고 복잡한 세트는 인상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레고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성인 레고팬이 늘어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레고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4조2900억원(230억덴마크크로네)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순이익은 1조1700억원(63억덴마크크로네)로 전년 동기 대비 140% 급증했다.
레고코리아 역시 지난해 매출 1829억원으로 전년(1521억원) 대비 20.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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