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찰청장은 행안장관 부하 아니다" "돈 없어도 가오는"…경찰 내부 '부글'

뉴시스

기사내용 요약
대통령 최측근 장관, 경찰 직접통제 논의에
일선 경찰관들, 내부 게시판에 글 올려 비판
"돈 없어도 가오는 잃지 말자" 지휘부 성토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서울 경찰청을 방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창룡 경찰청장. 2022.06.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서울 경찰청을 방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창룡 경찰청장. 2022.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장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인사들을 사전 면접한 사실이 알려져 '경찰 길들이기'라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행안부 내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는 이 장관 취임 뒤 장관 사무에 '치안'을 추가하고 법무부 검찰국과 같은 경찰국을 신설하는 방안, 경찰에 대한 감찰권을 이양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 등에선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훼손하는 움직임이라고 비판한다. 1991년부터 경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과 견제를 위해 국가경찰위원회(경찰위)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는데도, 정치인 장관이 직접 경찰을 통제하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수사와 정보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경찰이 정권의 필요에 따라 동원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시절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청의 독립 예산 편성권한 부여' 등 검찰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공약을 내걸었던 것과 대조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최근 경찰 내부망 게시판에는 '경찰이 송어도 아니고 어찌 80, 90년대 경찰로 회귀하란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 어느 조직보다 정치에 민감하고 취약한 조직이 대한민국 경찰"이라며 "그런데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시어머니격인 행안부 '경찰국' 신설은 이 시대에 분명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작성된 이 글에는 며칠 만에 조회수가 2만회를 넘겼고 60개 이상 댓글이 달렸다. 그 중에는 "행안부 경찰국도 검사 출신들이 대거 입성할 듯"이라며 반감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또 한 경찰관은 "경찰청장은 행안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댓글을 적기도 했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대립하던 시절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발언한 것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지휘부를 성토하는 글도 여럿 올라왔다. '지휘부들이여, 돈은 없지만 가오는 잃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작성자는 최근 이 장관의 경찰청장 후보군 면접을 언급하며 "제청권이 있어 사전에 만났다고 하지만 이는 누가 봐도 우리 경찰 지휘부를 길들이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썼다.

여기에 이 장관이 최근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경찰 고위 간부들을 각각 불러 사전 면접을 진행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반발 기류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인사 제청권자로서 후보자 적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경찰 안팎에선 '길들이기'로 보는 해석이 많았다. 무엇보다 이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후배이자 최측근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의도가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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