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보험사·저축銀 건전성 위기
고금리가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험사는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하고 있고 저축은행은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취약차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보험사 RBC비율은 MG손해보험 69.2%, DGB생명보험 87%, 한화손해보험 122.8%, NH농협생명 131.5%, DB생명 139.1%, 흥국화재 146.7%, KB손해보험 162.3%, 롯데손해보험 175.3%, 메리츠화재 178.9%, 미래에셋생명 181.4% 등이다.
이는 보험사들이 금리 하락을 예상해 주로 매도가능증권으로 채권을 보유했는데 금리인상으로 회계상 채권 평가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가 기준 이하로 하락하고 있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보전해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이다. 보험업법에서 보험사가 RBC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재무건전성 강화 측면에서 권고치를 150%로 두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향후 RBC 비율이 100% 미만 성적표를 받게 될 보험사들이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보험사는 업권 특성상 채권을 주로 보유하고 있다. 금리가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되면 만기보유증권, 금리가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되면 매도가능증권에 투자하게 된다. 보험사들이 금리하락을 예상해 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대거 보유했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 계정 재분류는 3년간 변동할 수 없다. 따라서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에 채권 재분류 기간을 조정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또한 일부 보험사들은 RBC 비율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흥국화재는 최근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로 인해 RBC 비율도 151.0%로 올라설 전망이다. 메리츠화재도 29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RBC 비율을 222.54%로 올릴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선제적 대비 차원에서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NH농협생명, DGB생명, 한화손보도 지난 3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하지만 고금리 시대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발행금리가 높아지므로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 3월 3~4%대였던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최근 6%까지 뛰었다. 흥국화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6.50%였다.
또한 2금융권의 경우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높고 취약차주가 많은 만큼 금리상승 시기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도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의견을 전달하는 등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여신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축은행의 일반 대출금리는 9.69%로 전달보다 0.45%p 올랐다.
2금융권은 신용이 낮은 취약차주가 많아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 발생 가능성이 크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2금융권의 20대 가계대출 잔액은 3개월 전보다 2729억원(1.0%) 늘어난 26조8316억원으로 은행권과 달리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 20대의 다중채무자 수는 37만4000명으로 3개월 전보다 5000명 늘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박신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