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아파트 크기 구조물로 바다 메운 공항… 서울~울릉 1시간대로 [현장르포]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2 11:00

수정 2022.06.13 17:36

공사 한창인 울릉공항
1만6000t 케이슨 30개로 방파제
DL이엔씨 시공맡아 20% 공정률
응급환자 수송에 관광객도 늘 듯
1조3000억원 달하는 가치 유발
지난 9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대 활주로의 케이슨혼성제 구간에 설치된 첫번째 케이슨. 케이슨은 방파제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해상구조물이다. 가장 큰 케이슨은 아파트 12층 3개동 규모다. 사진=최용준 기자
지난 9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대 활주로의 케이슨혼성제 구간에 설치된 첫번째 케이슨. 케이슨은 방파제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해상구조물이다. 가장 큰 케이슨은 아파트 12층 3개동 규모다. 사진=최용준 기자
지난 9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대 활주로 첫 머리가 될 사석경사제 부분에 돌덩이를 쌓는 작업이 한창이다. 국토부 제공
지난 9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대 활주로 첫 머리가 될 사석경사제 부분에 돌덩이를 쌓는 작업이 한창이다.
국토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릉도(경북)=최용준 기자】 "울릉공항이 생기면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배 멀미 없이 1시간대로 올 수 있다."

지난 9일 오전 경북 울릉군 울릉도로 향하는 썬라이즈호 바닥은 승객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졌다. 잔잔한 파도로 여겨지는 최대 1.8m 파고였지만 배 안 화장실 세면대는 토사물 범벅이었다. 고개를 떨구고 봉지에 토하는 승객은 빈속이 되자 헛구역질만 계속했다.

쾌속선이라 선실 밖 출입이 금지돼 바닷바람을 쐬며 속을 달랠 수도 없었다. 배를 타고 가는 3시간 동안 구역질 소리, 누군가 틀어놓은 트로트 음악으로 울릉도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피로감이 가슴을 죄어왔다.

■울릉공항 2025년 준공 목표

어렵게 도착한 울릉도는 울릉공항 공사가 한창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바다를 매립해 짓는 해상매립공항이다. 50인승 항공기가 오가는 1.2㎞ 활주로(사석경사제 364m+케이슨혼성제 987m)가 지어진다.

건설현장에는 배 두 척이 떠있었다. 활주로 첫 머리가 될 사석경사제 부분은 돌덩이를 쌓는 작업이 한참이었다. 포크레인이 바지선에 실린 암석을 쌓아 방파제를 만들고 있었다. 그 옆으로 방파제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해상구조물인 케이슨 1개가 놓여있었다. 네모난 모양이라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바둑판이 있는 모양새였다.

2025년 준공 목표인 울릉공항 건설사업은 속도가 붙고 있다. 울릉공항은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대에 지어진다. 공항부지 면적은 43만㎡, 경항공기 4대, 헬리콥터 2대가 머무를 수 있는 규모다.

사업비는 총 7092억원으로 이중 공항공사가 1596억원을 부담한다. 시공사는 DL이앤씨가 중심이다. 지난해 11월 첫 삽을 떴고, 지난달 기준 공정률은 20%다. 올해는 32% 공정률이 목표다.

울릉공항은 매립수심이 가장 깊은 난공사다. 평균수심이 23m로 인천공항(평균수심 1m), 가덕공항(20m)보다 깊다. 수심이 깊다 보니 성토 높이가 최대 54m에 이른다. 매립에 필요한 공사는 건설현장 옆에 있는 가두봉을 30개월 동안 절취해 확보할 계획이다.

울릉공항은 최초로 케이슨 공법을 적용한 공항이다. 케이슨 30함을 일렬로 바다에 두어 방파제를 만든다. 최대 규모 케이슨 1개 함은 아파트 12층 3개동 규모다. 무게는 약 1만6000t이다.

현재 케이슨은 1개만 바다에 설치돼 있다. 케이슨은 포항에서 제작해 울릉까지 52시간 동안 210㎞ 구간의 바다를 건너 설치하는 힘든 공사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풍랑이 심하면 공사를 할 수 없어 날씨가 맑고 바다가 잔잔한 5일 동안 1개씩 케이슨을 옮겨 설치한다"며 "올해까지 11개 함을 설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응급환자 긴급수송 가능해진다

울릉공항 준공으로 서울-울릉은 기존 7시간에서 1시간대 생활권이 된다. 공항 개통 후 해상교통(포항까지 배로 3시간 30분)에서 항공교통으로 전환돼 관광 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35년 항공수요는 연간 여객수는 94만명, 첨두시(24시간 교통량 중 교통량이 가장 많은 1시간 교통량) 여객수는 366명 등으로 추산된다.

약 9000명인 울릉도 주민에게도 희소식이다. 이동제약이 줄고 응급환자 긴급수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울릉도는 해상교통 특성상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아 배가 뜨지 못했다. 최근 5년간 선박 결항률은 평균 22.1%다. 반면 울릉공항은 계기비행이 가능해 결항률은 7.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울릉도 사동3리 곽인길 이장은 "4년 전에 포항에 갔다가 바다 풍랑이 안 좋아서 울릉도 앞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간 적도 있다"며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은데 종합병원이 없어 최소 2박3일을 잡고 (섬 밖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울릉공항 건설로 9800억원 생산유발 효과, 36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다고 봤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공항 개항되면 독도관광 등으로 울릉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국토부는 도서민의 이동편의, 관광편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항노선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