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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아파서 학교 못 가는 아이들, ‘병원학교’서 정식교육 받아요”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2 19:04

수정 2022.06.12 19:04

윤혜진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병원학교 교무부장
교육청 파견 인턴교사로 첫 인연
10년간 암 투병 아이들 가르쳐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암병동
국·영·수 등 통합교과과정 운영
올해 5월까지 695명 유급 면해
[fn이사람] “아파서 학교 못 가는 아이들, ‘병원학교’서 정식교육 받아요”
"병원학교가 있어서 일상을 잠시 잊고 힘든 치료와 병마를 이겨내는 데도 큰 도움을 받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서울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병원학교 윤혜진 교무부장(사진)은 소아청소년암병동 내 병원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다.

중등학교 교원 신분인 그는 교육청 파견 인턴교사로 처음 이 학교와 인연을 맺었다. 바쁜 일상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다시 근무 기회가 찾아오자 미련 없이 병원학교 선생님을 택했고 벌써 만 10년째다.

병원학교는 다소 생소한 기관이다. 만성, 난치 질환으로 3개월 이상 학교 출석을 못하는 학생들의 유급 방지 및 소아청소년암을 경험한 아동들의 성공적인 학교복귀를 돕기 위해 연세대 의료원이 사회공헌사업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가 인정한 대학병원 건강장애학생 정식교육기관이다. 수업은 국·영·수 및 이야기 수업, 과학 수업 등으로 연령 통합과 개별수업이 병행된다. 초등학생은 하루에 한 시간, 중고등 학생은 두 시간 수업을 받으면 소속 학교의 일일 출석으로 인정된다. 현재 전국에 30여개, 서울에만 9개가 있다. 소아청소년암 등 중증치료를 받는 학생들이다 보니 미술·음악·놀이치료, 창의체험 및 특별활동, 퇴원 후 학업복귀, 진로와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연세암병원 병원학교는 2000년 12월 문을 열어 올해로 개교 22주년이다. 서울시 서부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은 후 2006년 10명의 학생을 시작으로 올해 5월까지 695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아 학년 유급을 면했다.

출석인정 수업뿐 아니라 미술·음악 등 치료수업으로 중증치료를 견디는 데 도움을 받은 학생도 2001년 연간 366명을 시작으로 2013년 1486명, 2019년에는 2573명 등 한해 수천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는다.

규모는 소아청소년암병동 내부에 위치한 15평 정도의 작은 학교다. 교사들은 교원자격증 소지자, 심리상담사로 구성된 병원학교 교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30명 정도의 자원봉사 교사들이 아이들 수업을 돕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외부인의 병원출입이 제한되면서 현재까지 원격수업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윤 부장은 "자원봉사 선생님들께도 늘 너무 감사하다"며 "10년 이상 자원봉사를 하는 선생님에, 교원자격증을 가진 분들, 의대와 간호대 학생 중 시간을 쪼개 봉사를 하거나 친구 소개로 새로 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윤 부장은 "암병동 퇴원 후 외래진료 중에도 개별수업을 받은 학생이 지금은 대학에 진학해 성인으로 일상생활을 잘 한다는 소식을 받은 적이 있다.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며 "완치되어 돌아가 편지를 주는 어린 학생들에게 늘 고맙고 기쁜 마음"이라고 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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