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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나토 데뷔하는 尹 대통령, 북핵 공조 견인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2 19:07

수정 2022.06.12 19:07

글로벌 중추국 도약 계기
중·러와 마찰 소지 줄여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미국·유럽 중심 집단안보 체제인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이다.
나토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등도 파트너국으로 처음 초청했다. 한국이 파트너국으로 초청됐다는 건 나토가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대통령실도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이 차제에 높아진 국제적 위상만큼 한국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기대한다.

윤 대통령은 나토 30개 동맹국과 파트너국 간 회의 세션에 참석한다. 취임 50일 만의 다자외교 데뷔전이다. 서구권 최대 안보블록으로부터 구애를 받았다는 건 국격이 높아졌다는 방증이지만,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 보폭을 맞추는 것으로 비친다는 점은 부담이다. 윤석열 정부가 외교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상회의 참석의 긍정적 측면이 더 커 보인다. 미·중 패권경쟁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신냉전 구도에서 나토와 한국이 '가치 동맹'을 결속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나토가 이번에 내놓을 '새 전략개념'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역외 파트너국들과의 연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도 나토와 협력은 절실하다. 북한이 잇단 미사일 도발에다 7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중·러는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추가제재를 거부한 판이니 그렇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중·러와 관계를 악화시켜선 곤란하다. 자칫 한국이 신냉전 체제를 더 공고히 하는 선택을 할 경우 중·러를 더욱 북한 편으로 기울게 하거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절제된 행보를 해야 할 이유다. 그렇다면 나토와의 협력은 사이버 안보나 북핵 공동대응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우리로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살상무기 대신 경제적·인도적 지원에 중점을 두고, 중국 내부 문제에 대한 개입도 자제할 필요가 있을 법하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엔 한미, 한일 정상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크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으로선 기회와 위기 요인을 모두 안고 있는 외교무대다.
윤 대통령이 무엇보다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놓고 북핵 위협에 따른 국제공조와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견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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