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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50개역 '이름' 팝니다" 재정난 극복 안간힘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3 18:03

수정 2022.06.13 18:03

역 이름에 기업·기관명 함께 표기
서울교통公, 역명병기 대상 확대
강남역 8억7천만원으로 가장 비싸
운수 외에 새로운 수익창출 기대
"서울지하철 50개역 '이름' 팝니다" 재정난 극복 안간힘
서울교통공사가 최근 부대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주요역의 역명병기 판매 대상을 대폭 늘리며 재정난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하철 요금 동결 등의 영향에 매년 1조원 안팎의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난 극복을 위해 운수사업 이외의 새로운 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강남역·시청역·여의도역 등 50곳

1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내 50개역의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의 입찰이 진행 중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달 입찰공고를 내고 대상 역에 부기 역명을 사용할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역명병기란 개별 지하철 역사의 기존 역명에 부역명을 추가로 기입해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한글 및 영문 표기를 원칙으로 한다.
부역명은 폴사인 역명판, 출입구 역명판, 승강장 역명판, 안전문 역명판, 안전문 단일·종합노선도, 전동차 단일노선도 등 10종의 대상에 표기할 수 있다. 이번 역명 판매 대상은 총 50개역이다. 계약기간 만료 후 새 사업자를 구하는 8개역에 사전 원가조사 진행 결과를 통해 42개역이 추가됐다. 새로운 대상역 중에는 매년 전국 지하철역 수송 인원 1위를 기록하는 강남역, 주요 환승역인 시청역·여의도역·공덕역·신도림역 등이 포함됐다.

3년 기준 입찰을 위한 기초금액은 강남역이 8억7598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다음으로 시청역이 7억638만원, 건대입구 6억4929만원 순이다. 현재 이름값이 가장 비싼 역은 을지로3가역으로, 신한카드가 8억7000여만원을 내고 사용하고 있다.

역명병기 입찰에 참여하려면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대상 역에서 1㎞ 이내(서울 시내 기준)에 위치해야 한다. 시외는 2㎞ 이내도 가능하다. 낙찰 받은 기업이나 기관은 향후 3년 동안 원하는 기관명을 대상 역의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다. 재입찰 없이 1차례(3년) 계약 연장도 할 수 있다.

낙찰 기업·기관은 입찰 종료 후 역명병기 유상판매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3차 개찰 결과에 따라 선정된다. 이후 역명 안내표지 등의 변경 및 정비는 낙찰자 부담 하에 계약체결 후 60일 이내에 서울교통공사와 협의해 추진된다.

■새로운 수입 창출원 확대

서울교통공사는 유상 역명병기는 기관·기업에게는 공신력 있는 홍보 기회를 제공하고, 역 이용객에게는 병기된 부역명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해 일석이조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업 재개 이후 신용산(아모레퍼시픽)·을지로4가(BC카드)·역삼(센터필드)역 등 기업과 기관이 사업 효과를 거두고 있고, 기존에 역명병기 계약을 체결한 곳의 90% 가량도 재계약했다.

해외에서도 유상 역명병기는 철도 운영사의 새로운 수입 창출원으로 주목받는 사업이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중반 소규모 지방 사철들이 처음 도입했다. 지난 2013년 대형 사철인 게이큐 전철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한 후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인도 델리 지하철 등도 '역 명명권 판매'라는 이름으로 해당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뉴욕 지하철을 운영하는 MTA는 애틀랜틱 애버뉴역의 20년 간 명명권을 영국 금융기업인 바클리즈에 연간 20만달러에 지난 2009년 판매한 바 있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는 부대 수입 확대를 위해 공사 캐릭터 '또타'를 활용한 상품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올초 또타 인형 판매를 시작으로 USB·뱃지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역명병기 유상판매 심의위원회에서 꼼꼼히 심사해 적합한 기업·기관만을 선정할 것"이라며 "이번 역명병기 사업은 재정난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기업이나 단체 역시 해당 역이 지닌 상징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비용 아래 널리 알릴 수 있는 윈윈(Win-Win)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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