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름값 조금이라도… " 5월 하이브리드車 판매 53% 늘어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3 18:11

수정 2022.06.13 18:11

고유가에 판매 급증
전기차보다 저렴, 높은 연비 장점
쏘렌토 하이브리드 대기만 18개월
경유값 역전 디젤차 판매는 19%↓
"기름값 조금이라도… " 5월 하이브리드車 판매 53% 늘어
최근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내연기관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있다. 반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면서 경유차 판매는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관련 업계와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2073.4원, 휘발유 가격은 2073원으로 모두 2070원선을 넘어섰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은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고,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이처럼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불안에 따른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판매는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내수 시장에서 국산·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대수는 1만9693대로 전년 동월 대비 53.3% 급증했다.
특히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4220대 판매되며 월간 기준 최다 판매실적을 올렸다. 인기가 치솟자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경우 출고 대기 기간이 18개월까지 늘어났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지만 전기차의 장점을 갖췄다. 충전하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하며 저속에서는 전기차처럼 모터만 구동되기 때문에 연비가 뛰어나다.

쏘렌토의 경우 휘발유 모델은 복합연비가 L당 11.0㎞지만 하이브리드는 15.3㎞다. 여기에 값비싼 전기차와 달리 하이브리드차는 일반 내연기관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기차의 경우 아직까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인프라도 부족하다. 전기차 판매실적도 꾸준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5월 내수 시장에서 팔린 전기차는 총 1만3811대로 전년 동월대비 72.5% 늘었다. 판매 규모는 하이브리드 보다 적었지만 증가율은 더 가팔랐다.

같은 기간 고유가 여파로 경유차는 판매실적은 3만269대로 전년 동월 보다 19.0% 줄었다. 휘발유차 판매 역시 7만3075대로 작년 보다 4.7% 감소했다. 통상 세금이 더 많이 붙는 휘발유 보다 경유가 저렴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유차 판매가 더 가파르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요소수 대란에 이어 가격까지 급등하자 경유차 퇴출이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 업체들도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맞춰 경유차 라인업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차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론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2035년 무공해차 전환' 정책을 포함시켰고, 유럽연합(EU)도 2035년부터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 신차의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상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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