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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제주경마장 역대급 황당 경주 환불, 12억이냐 3억이냐

뉴시스

기사내용 요약
경주마 '가왕신화' 대신 '아라장군'이 출전
마사회, 한국마사회법 제10조 3항 근거로 환불
마권에 표시된 말 출전하지 않은 경우를 규정

지난 10일 제2경주에서 2번마 '아라장군'이 역주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경기영상 캡처
지난 10일 제2경주에서 2번마 '아라장군'이 역주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경기영상 캡처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경마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엉뚱한 말 출전' 경기를 치른 한국마사회가 환불 규정 해석을 놓고도 아전인수식 대응으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14일 경마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렛츠런파크 제주 경마장 제2경주에서 2번마 자리에 '아라장군'(7·거)이 나왔다. 예정대로라면 '가왕신화'(4·암)가 뛰어야 했다.

이와 관련, 마사회 관계자는 "마필이 경기에 출전하는 과정에서 개체 식별 오류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잘못 출전한 아라장군이 경기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경기 직후 고객 민원으로 '엉뚱한 말 출전' 사실을 파악한 마사회는 경주마 오출전 사고를 인정했지만, 일부 환불 계획만 발표했다. '가왕신화' 마권 구매 고객에게만 환불해 주겠다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법 제10조 3항을 근거로 들었다. 관련법은 발매된 마권에 표시된 번호의 말이 출전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문을 그대로 해석하면, 본래 출전하기로 한 경주마가 실제 경기에 나오지 않은 경우를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즉, 마권판매가 개시된 이후부터 경주가 시작되기 전까지 어떤 사유로 말이 경주에서 제외된 경우 이미 판매된 마권에 대한 환불 근거가 된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경주마가 경기에는 나왔지만, 다른 말이 잘못 출전한 경우에 해당한다. 조문대로라면 2번 경주마인 가왕신화는 물론 아라장군도 출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가 치러졌어야 한다.

투표의 무효, 즉 해당 경주에 대한 유·무효 규정을 정하고 있는 한국마사회법을 마사회 측이 지나치게 넓게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사회가 대규모 환불사태를 피하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법조문을 확대 해석한 것이 라는 문제 제기다.

[과천=뉴시스] 경기 과천시 한국마사회 럭키빌에서 한국경마 100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2.05.19.
[과천=뉴시스] 경기 과천시 한국마사회 럭키빌에서 한국경마 100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2.05.19.

익명을 요구한 마사회 직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 경우엔 경주가 성립되지 않는 범위를 정한 한국마사회법 시행규칙 제8조 4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기타 사정으로 정상적인 경주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경주가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시행규칙이다. 경기 자체가 무효라는 의미다.

이 직원은 "마사회 내부에서도 전액 환불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땅에 떨어진 영업이익 보전을 위해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주 자체가 무효 처리되면 마사회는 해당 경기에 판매된 마권 전부(12억원 상당)를 고객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마사회 측은 가왕신화 마권 판매액인 3억1379만여원만 환불해주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다.

결승선을 7번째로 통과한 아라장군이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 2.2㎏ 부담중량 기준 미달로 배당금 전액을 환불한 2015년 '아르고위즈덤' 사태와 이번 사안은 다르다는 해석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필을 관리하고, 경기에 출전시키는 과정에서 개체 식별 오류가 발생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감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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