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요즘 감기 환자 많던데…코로나19가 바이러스 유행 시기도 바꿨다

뉴시스

입력 2022.06.14 15:19

수정 2022.06.14 15:19

기사내용 요약
美예일대 소아 병동에 바이러스 7종 감염 사례…어린이 2~3개 중복 감염도
"코로나19 대응에 타 바이러스 취약"…가을 접종 백신 주기 봄까지 조정 검토

[에딘버그=AP/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에딘버그의 에딘버그 컨퍼런스 센터에서 한 8세 어린이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날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이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2021.11.04.
[에딘버그=AP/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에딘버그의 에딘버그 컨퍼런스 센터에서 한 8세 어린이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날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이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2021.11.04.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자취를 감췄던 인플루엔자(계절독감) 등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들이 종전의 유행시기를 벗어나 다른 계절에 확산하는 새로운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달 초 미국 코네티컷 주(州) 뉴헤이븐 예일 의대 소아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서 서로 다른 7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메타뉴모바이러스, 인플루엔자, 파라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이다.

이들 바이러스 대부분은 겨울철에 유행하는 계절적 특성이 있다. 유행 시기를 한참 지나 초여름에 발병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어린이 환자 중 일부는 2~3개의 바이러스에 중복 감염된 경우도 있었다.

토마스 머레이 예일 의대 소아과 부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1년 중 어느 시기에도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5월과 6월에는 확인할 수 있는 흔한 현상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인 RSV는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는 계절적 특성이 있다. 성인보다는 영유아 및 어린이들이 흔히 감염된다. 일반 감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리노바이러스는 유행에 있어 계절적 특성은 없다. 입원을 요구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초를 기점으로 기존 계절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자취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감소했다. 이듬해 12월에서야 인플루엔자 재유행 사례가 보고됐다. 이 마저도 맹위를 떨쳤던 오미크론 변이 등장과 함께 올해 1월에는 감염이 크게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첫 해인 2020년 초부터 흔히 B형 독감으로 알려진 야마가타 계열 바이러스가 자취를 감춘 것이 특이 양상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진들 사이에서는 야마가타 바이러스가 이미 멸종됐거나, 인간의 다른 면역체계를 공격하기 위해 잠시 숨어지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이러한 기존 바이러스 특성 변화에 따라 일선 병원을 중심으로는 새로운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섰다. 전국 병원 의사들 사이에서 예측 가능한 바이러스 유행 주기를 새로 반영한 관련 프로토콜을 조정하고 있다.

테레사 바턴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보건대학의 소아 전염성 질병 책임자는 통상적으로 가을에 국한됐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이듬해 3~4월까지 계속 사용할 것을 의료계에 제안했다. 지난해 여름과 올해 봄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증가한 것이 이러한 제안을 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WP는 전했다.

[새너제이=AP/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9세 어린이가 접종 부위를 보여주며 엄마와 접종 인증샷을 찍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날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이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2021.11.04.
[새너제이=AP/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9세 어린이가 접종 부위를 보여주며 엄마와 접종 인증샷을 찍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날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이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2021.11.04.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차원에서도 RSV 대응 전략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매년 5세 미만의 어린이 6만 명이 RSV 감염으로 입원하는 대규모 바이러스인 점에서였다. 유아들이 RSV에 감염될 경우 심하면 심각한 폐손상으로 이어진다.

기존에는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에 매달 한 차례 RSV 감염 위험이 높은 아동에게 팔리비주맙(palivizumab)이라는 단일클론항체 주사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감염을 예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초여름에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올해에도 5~6월에 비슷한 패턴이 이어지고 있어 방역당국과 일선 병원에서는 투여 시기를 조정하기 위해 관련 사례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팔리비주맙은 한 달에 한 번씩 최대 5개월에 걸쳐 꾸준히 주사를 맞아야 해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접종시기를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머레이 교수는 "입원 환자의 수가 초과될 경우를 대비해 우리는 환자 수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가을부터 봄까지 (바이러스) 상승세에 대비하고 있으며, 계절적 특성이 아닌 급증 사례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미나 디지털 건강 플랫폼 이메드(eMed) 최고책임자는 "우리가 코로나19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해 취했던 각종 조치들은 (오히려) 다른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도 취약한 상태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와의 정기적인 접촉은 통상 우리 내부 면역체계가 더이상 아프지 않고 회복하도록 도와준다"며 "이러한 면역시스템은 나쁜 감염이라기 보다는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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