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채권·IB

'성적부진' 과창판ETF에 줍줍 행렬… 중학개미 언제 웃을까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4 18:09

수정 2022.06.14 18:09

과창판 ETF 4종 상장 5개월째
평균 수익률 -16% 초라한 성적
강도높은 美긴축정책이 주원인
中 주요도시 재봉쇄 공포도 한몫
'성적부진' 과창판ETF에 줍줍 행렬… 중학개미 언제 웃을까
화려하게 등판했던 국내 과학혁신판(과창판)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이 시장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기대를 모았으나 상장 5개월 만에 미진한 결과물을 받은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 중국 증시가 3·4분기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수익률 회복도 점쳐진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 상장된 4개 과창판 ETF 평균 수익률은 -16.62%로 집계됐다. 올해 1월 13일 동시 상장한 이후 5개월 만에 초라한 성적을 받아든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15.44%)와 상하이종합지수(-8.43%) 낙폭을 웃돌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이들 ETF를 줄곧 담았다. 저가 매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5개월 간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 순매수 규모는 203억원이 넘었다. 개인들은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합성),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도 각각 55억원 규모로 사들였고, KINDEX 중국과창판STAR50도 23억원어치 이상 순매수 했다.

중국판 나스닥지수로 불리는 과창판은 중국 기술 혁신기업의 자본 조달을 목적으로 지난 2019년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 내 독립 개설된 증권시장이다. 본토 및 홍콩 대표지수 대비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신소재 사업 비중이 크다.

중국 정부가 국가 과제로 과학기술 증진을 밀면서 올해 초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신탁·신한자산운용 등 4개사는 이 시장에 상장된 우량기업 50개 종목을 추려 2020년 7월 발표된 지수 '과창판STAR50'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했다.

기초지수를 상관계수 0.9 이상으로 따르는 패시브 상품이 3종, 펀드매니저 운용 전략이 추가 개입되는 액티브 상품이 1종이다. 주식을 직접 편입하는 '주식형'과 증권사와 스왑계약을 맺고 기초지수 수익률 등락만큼 정산 받는 '합성형'으로도 나뉘었다. 주식형 1종 타격이 가장 컸다.

미국 긴축 강도가 날로 높아진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제로금리를 해제하고, 지난달엔 빅스텝(0.5%p 인상)을 단행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인 8.6%로 집계되며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 관측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장기화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 퇴출 위기에 놓여왔던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상장폐지를 맞았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당국을 향한 공개 비판 후 2년 가까이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압박이 이어져왔다.

코로나19 통제를 위한 도시 봉쇄가 지속된 점도 증시 반등을 억제했다. 이달 초 주요 도시들이 방역 조치를 완화했으나, 지난 12일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 클럽을 중심으로 200명 넘는 누적 확진자가 발생하며 재차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아 방역당국은 재빠르게 규제 강화로 대처했는데, 시장에선 재봉쇄 우려가 증폭됐다"며 "사실상 봉쇄 해제 후 첫 시험대로, 얼마만큼 정밀한 조사로 대응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증시가 바닥을 다졌고, 상승 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초과 유동성과 금리 하락을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 상승 여력은 큰 편"이라며 "4월말 이후 부양책 재개 효과에 더해 2·4분기 경제에 미친 충격이 이미 상당부분 반영된 점도 반등을 이끌 요소"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소위 '기강잡기'가 끝났고 경제 부양 목적으로 최근 당국이 플랫폼 산업에 대해 '건강한 발전'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기조가 바뀐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