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대차, 3분기부터 국내 사업장서 ‘로봇 조끼’ 입고 일한다

웨어러블 로봇 ‘벡스’ 도입 추진
근로자 근골격계 질환 등 예방효과
무게 2.5㎏ 경쟁사보다 40% 가벼워
"근로자 부담 줄어" 노조도 긍정적
국내 사업장엔 기아가 작년 첫 적용
현대자동차가 오는 3·4분기 국내 사업장에 도입할 예정인 상반신 보조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오는 3·4분기 국내 사업장에 도입할 예정인 상반신 보조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오는 3·4분기 국내 서비스센터 등에 웨어러블 로봇(입는 로봇) 도입을 추진한다. 현대차가 국내 사업장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적용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3·4분기 중으로 국내 서비스센터 등에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를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는 시범 운영기간 동안 문제점 등을 파악해 개선할 계획이다. 벡스는 주로 단순 반복 작업이 많아 근골격계 질환 발생 빈도가 높은 업무에 우선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공장 등의 생산 라인에 벡스를 운영했지만 국내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하지 않았다. 대신 기아만 지난해 오토랜드 광명 등의 생산라인에 벡스를 적용한 바 있다.

벡스는 상반신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하면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을 들고 일해야 하는 작업자의 힘을 보조해주며 목과 어깨에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돕는다. 벡스를 착용하고 작업자가 공구와 함께 팔을 올리면 최대 6㎏가량의 힘을 더해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은 물론 작업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특히 벡스는 무게가 2.5㎏에 불과해 경쟁사 제품 대비 40% 가량 가볍고, 최근 모델은 첫 모델보다 목 받침 구조물이 매끄럽게 개선됐고, 돌출부를 최소화해 안전성도 좋아졌다는 후문이다.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인간의 신체에 직접 적용되는 만큼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상해 발생률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웨어러블 로봇이 고도화되면 일상생활 영역에서 이동 약자의 편의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그동안 산업계 안팎에선 로봇 사용이 늘면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이어졌다.

하지만 웨어러블 로봇은 오히려 노조에서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거운 부품을 들거나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해야 하는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그룹 차원에서 로보틱스를 미래 핵심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 1조원을 들여 '로봇 개'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 지은 바 있다. 웨어러블 로봇도 선제적인 투자에 대한 결실로 꼽힌다.

현대차는 벡스 뿐만 아니라 하반신 보조 로봇 '첵스'(CEX)를 개발했고,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인 '멕스'(MEX)도 미 FDA 인증을 진행 중이다.
생산은 현대로템이 맡는다. 이 가운데 벡스는 양산전 개발 시제품을 포함해 주요 대기업과 농업 분야 등에 판매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모바일 로봇 기술과 모델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위한 실증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