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유럽 가스가격 15% 폭등...미·러 이중악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5 06:06

수정 2022.06.15 06:06

[파이낸셜뉴스]
유럽 가스 가격이 14일(현지시간) 미국 가스수출항 가동 중단, 러시아의 독일 공급 40% 감축 소식에 15% 넘게 폭등했다. 4월 1일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즈프롬의 독일 베를린 지사 앞으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유럽 가스 가격이 14일(현지시간) 미국 가스수출항 가동 중단, 러시아의 독일 공급 40% 감축 소식에 15% 넘게 폭등했다. 4월 1일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즈프롬의 독일 베를린 지사 앞으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유럽 가스 가격이 14일(이하 현지시간) 15% 넘게 폭등했다.

미국과 러시아발 이중 공급 악재가 가스 가격 폭등을 불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가스 기준물은 이날 15% 넘게 폭등해 메가와트시(MWh)에 99유로로 뛰었다.

영국의 7월 인도분 가스 선물 가격은 25% 폭등해 100만BTU당 1.97파운드로 올랐다.

미, LNG수출항 가동 중단 장기화
유럽 가스 가격은 이중 악재에 직면해 폭등했다.

미국의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항인 프리포트 LNG 터미널이 앞으로 최소 석달간 가동 중단된다는 소식과 러시아가 독일로 가는 가스공급을 약 40% 축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이 가스 가격 폭등을 불렀다.

미국 LNG 수출의 약 20%, 올해 유럽 LNG 수입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는 프리포트LNG는 이날 지난주 플랜트 폭발에 따른 보수작업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프리포트는 보수작업이 올해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석달 뒤에 부분적으로 가동이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포트는 지난주 사고 직후만 해도 7월 초에는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사고 수습 과정에서 피해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러 "경제제재로 핵심부품 없어 가스공급 40% 감축"
러시아까지 공급 감축에 합류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가스관 핵심 부품 수입이 안되고 있어 가동이 원활하지 않다면서 독일로 가스를 운반하는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능력을 약 4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독일 지멘스에너지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가스관 핵심 기술장비가 제재로 묶여 있다고 강조했다.

지멘스는 이날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즈프롬에 공급하는 가스터빈이 캐나다 몬트리올 공장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러시아 경제제재로 수출이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가스터빈은 가즈프롬이 가스를 압축해 노드르스트림1 가스관을 통해 독일로 가스를 공급하도록 해준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갈등의 골이 깊어져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위축된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발 이중악재로 유럽의 가스공급난은 더 심각해졌다.

비수기 가스 재고확보 계획에 찬물
통상 6월은 난방에 주로 쓰이는 가스 비수기로 공급난 걱정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쳐 사정이 다르다.

특히 올 여름 비수기에 다가올 겨울 동안 쓸 가스를 충분히 비축하고, 차차 러시아가 아닌 미국 등으로 가스 공급선을 바꾸려던 유럽의 계획은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월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올해 미국이 유럽에 LNG 150억㎥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EU는 미국 가스 의존도를 높여 2030년까지 연간 미국산 LNG 수입을 500억㎥로 확대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워 둔 상태였다.

한편 유럽 가스 가격이 15% 넘게 폭등했지만 미국 가스 가격은 15% 넘게 폭락했다.

미국 가스 수요에서 큰 역할을 하는 프리포트LNG의 공장가동 중단이 장기적으로 미 가스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미 가스 기준물인 헨리허브 익월물 가격은 전일비 15% 넘게 폭락해 100만BUT당 7.20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