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 비상에 공공요금 고삐 죈다…3분기 전기료 인상 촉각
기사내용 요약
정부, '5%대 물가'에 대응 방안 마련
尹 "공급 측면서 모든 조치 취할 것"
고물가 속 조만간 3분기 전기료 결정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우리 경제가 '고물가 충격'에 휘청이는 가운데 정부가 강도 높은 물가 관리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주로 공공요금을 통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3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주목된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2월 3%대 후반 수준이었던 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지난달 5.4%로 뛰었다. 5%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08년 9월(5.1%)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만약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하반기 물가는 6%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부는 비상이 걸린 물가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지난달 3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생활·체감물가 상승세 완화를 위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내놓았고, 16일에는 물가 안정책을 포함한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새 정부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공공요금을 억눌러 물가를 관리할 가능성도 완벽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동안 공공요금에 대한 '원가주의 원칙'을 강조했지만, 물가 잡기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모든 노력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전은 오는 20일쯤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한다. 연료비 연동제란 매 분기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 중 연료비 조정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산출한 연료비 조정요금의 조정 폭은 직전 분기 대비 ㎾h당 최대 ±3원, 연간 기준 최대 ±5원이다. 1·2분기 연료비 조정요금은 올해 상반기에도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서민 생활 부담 등을 우려해 인상이 유보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10여년 만에 물가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3분기 연료비 조정요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선 범정부 차원에서 물가 관리에 보다 방점을 찍어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전기요금 인상 문제 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공급 사이드(측면)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취하려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물가가 오르면 실질임금이 하락하니 선제적 조치를 통해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방안을 찾으라"고 참모진에 지시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새 정부가 '원가주의 원칙'을 강조한 데다, 한전의 재무 상황이 악화일로라는 점에서는 연료비 조정요금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
한전은 국제유가가 폭등하며 올해 1분기 총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5조8601억원)보다도 2조원이나 많은 액수다.
지난 4월에도 전력 구입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97.8% 올라, 전력 판매 수익 증가에도 불구 한 달 간 2조2000억원(구입비-판매수익)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
이 같은 부실이 방치되면 결국 재정으로 메우는 등 국민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이에 한전은 최근 자회사 지분과 부동산, 해외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6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부도 한전의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의 적자는 국제 에너지 가격의 폭등과 전기요금 동결에 기인해, 앞서 거론된 방안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에너지 가격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으로서는 사채 발행도 한계가 있어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식이 확산하며 고위 공직자 사이에서 공공요금 통제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직접 가격통제를 하던 시대도 지났고 그게 유효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민생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가장 나쁘고 열등한 방법"이라며 "원칙적으로 (공공요금) 가격 통제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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