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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문 정권 4대강 보 해체 결정 재고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6 18:24

수정 2022.06.16 18:24

보 개방 후 농업용수난 심각
수질 악화 주장도 근거 없어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이 14일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만나 세종보 존치를 공식 요청했다.사진은 세종보 상시 개방으로 금강 수위가 낮아지자 물을 채우려 세종보 상류에 자갈로 만든 임시 보. 사진=뉴시스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이 14일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만나 세종보 존치를 공식 요청했다.사진은 세종보 상시 개방으로 금강 수위가 낮아지자 물을 채우려 세종보 상류에 자갈로 만든 임시 보.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에서 해체를 결정한 4대강 보를 존치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주보는 15일부터 수문 상시 개방 이후 5년 만에 물을 저장하기로 했다. 가뭄으로 인해 농업용수 공급을 원하는 지역민의 요구가 빗발치면서다. 세종보 활용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용수와 수력발전은 물론 세종시 시민에게 경관을 제공하기 위해서도 존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문 정부 때인 지난해 1월 대통령 직속 물관리위원회는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는 해체, 금강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제대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방통행이었다. 당시 농업용수 부족을 우려하는 지역민은 물론 충남도 등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일부 지방자치단체까지 반대했었다. 이제 정권이 교체된 데다 새 여당이 6·1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다음이어서 4대강 보 해체 결정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진 형국이다.

물론 일부 환경단체의 반발이 남은 변수다. 하지만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물을 끌어대는 저수지까지 말라붙고 있는 현실을 보라. 4대강 재자연화 운운하는 목소리가 한가하게 들릴 정도다. 공주보 상시 개방 이후 농민들이 설치한 관정 100여개가 말라붙자 다시 대체관정 수십개를 뚫어야 한다니 말이다. 시민의 쉼터인 세종호수공원에 물이 졸아들어 100억원을 들여 지하수를 판다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4대강 보를 수질 악화의 주범으로 몰아 개방을 지시했다. 애초 이명박 정부의 치적을 뒤엎으려는 의도만 다분했을 뿐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결정이었다. 2018년부터 3년간 금강·영산강 5개 보 대상 조사에서 보의 수문을 완전 또는 부분 개방한 후 수질은 더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으니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공주를 찾아 보 해체에 대해 "어림 턱도 없는 소리"라고 했다. 전임 정권의 비과학적인 불합리한 결정으로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면 하루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감사원은 현재 4대강 보 해체·개방의 적실성과 관련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보의 존치 여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론을 내면 된다.
다만 개방으로 인한 극심한 후유증은 이미 드러날 대로 드러난 만큼 보의 상시 개방은 가뭄이 극심한 지금 당장 중단하는 게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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