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통증 호소했더니 "아파야 낫는다"…대법 "건강식품 대표 손해 배상해야"

뉴스1
대법원 모습. 2020.1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대법원 모습. 2020.1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한 뒤 통증을 호소하다 숨진 소비자에게 "반드시 아파야 낫는다"는 등의 문자를 보낸 건강보조식품 대표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의 남편이 건강보조식품업체 B사의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부부는 앞서 2018년 2월 B사 대표 C씨 등으로부터 B사가 판매하는 건강보조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설명을 듣고 4박스를 구매했다.

A씨는 제품을 구매한 뒤 매일 섭취했는데 2018년 3월31일 혈압이 상승해 처음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이 사실을 C씨에게 알렸더니 C씨는 "반응이 있다는 것은 내 몸에 잘 듣고 있다는 뜻이니 잘 견뎌라"는 문자를 보냈다.

C씨의 말을 믿고 제품을 계속 섭취한 A씨는 2018년 4월7일 몸에 수포가 생겨 재차 C씨에게 연락을 했다.

그러자 C씨는 "수포는 간에 있는 독소가 배출되는 과정에서 피부를 보호하고 독소를 빨리 배출하기 위해 수분을 끌어모아 부풀어지는 과정"이라며 "반드시 아파야 낫는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수포는 점점 커지다가 터져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 달 10일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A씨의 남편은 아내 사망 이후 C씨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이중 업무상과실치사 등은 '혐의 없음' 처분하고 사기 및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1심은 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식품위생법위반죄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현재 사건은 2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B사는 지자체로부터 영업정지 2개월과 제품폐기 처분을 받아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A씨의 남편은 해당 제품이 마치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광고했고 부작용 발생을 호소했음에도 병원 치료를 받도록 안내하지 않아 부작용을 악화시켰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제품의 섭취와 A씨 사망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지체 없이 치료를 받았다면 생명이나 건강상태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며 "C씨의 언행으로 인해 적정한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학지식이 없는 건강보조식품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발생한 이상증상을 건강보조식품에 의한 '호전반응'이라고 섣불리 말하면서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사회 통념상 용인하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2심 재판부는 "고인의 체질적 소인이 증상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C씨 등의 손해배상 범위를 50%로 제한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건강보조식품 판매자의 보호의무와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의학지식이 없는 건강보조식품 판매자가 만성 지병을 앓고 있는 고객에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 의학적 조언을 지속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며 "이 사건 피해자의 사망과 판매자의 보호의무 위반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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