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골프공 비거리 규제 논의 본격화…드라이버도 규제할 듯

뉴시스

입력 2022.06.17 09:58

수정 2022.06.17 09:58

기사내용 요약
공과 드라이버 발전 따라 골프장 무한정 걸어져
물·농약·인력·세금 등 관리비용 급증 등 문제 커져
야구에서 나무·알루미늄 배트 병용하듯
골프장비도 엘리트용·아마추어용 이원화될 듯

[브루클린=AP/뉴시스] 이경훈이 16일 목요일 미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122회 US오픈 첫날 13번 홀에서 샷하고 있다. 이경훈은 1오버파 71타 공동 43위로 첫날을 마쳤다. 2022.06.17.
[브루클린=AP/뉴시스] 이경훈이 16일 목요일 미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122회 US오픈 첫날 13번 홀에서 샷하고 있다. 이경훈은 1오버파 71타 공동 43위로 첫날을 마쳤다. 2022.06.1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골프 협회들은 골퍼들이 갈수록 공을 멀리 치는 것 때문에 늘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 문제는 수십년 동안 이어진 것이지만 미국과 멕시코의 골프 규칙을 정하는 미국 골프협회(USGA)와 전세계 대부분 지역의 골프 규칙을 정하는 로열 앤 에이션트 골프클럽(R&A)는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해왔다. 그러나 오랜 논의 끝에 규제를 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으로 3~4년 이내에 비거리가 많이 나는 공을 규제하고 나아가 드라이버도 규제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USGA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환은 "지난 50년에서 100년 동안 골프장 길이에 대해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음에 따라 무한정 길어져 왔다.

앞으로 30년에서 50년 뒤에도 골프 게임이 제대로 유지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면 대안을 찾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거리가 문제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드라이브 거리가 많이 나면 골프장 길이도 더 길어져야 하고 이에 따라 물, 농약, 인력 등 관리비용도 늘어나고 거리가 짧은 코스는 갈수록 쓸모가 없게 된다. 그러면 골프장 이용 비용도 높아지고 경기 시간도 늘어난다. 부족한 물자원을 쓰지 못하게 막으려는 세금도 는다. 결국 USGA와 R&A는 지난 3월 개정한 "거리 문제 보고서"에서 비거리 증가가 "골프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이 효과를 보도록 하는 핵심 원칙들이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개정으로 골프 장비 제조사들은 USGA와 R&A가 골프공과 드라이버에 대한 검열을 강화할 것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이달 초에는 규제가 예상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는 시사도 있었다.

수십년 동안 비거리가 지나치게 나지 않도록 골프공 규정을 바꾸도록 요구해온 골프 황제 잭 니클라우스는 "마이크 환에게 이제야 처음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드디어 뭔가 할 모양"이라는 것이다.

니클라우스는 비거리 때문에 직접 피해를 경험했다. 최근 자신이 소유한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뮈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에서 개최한 미 프로골프협회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빌리 호셸이 전장 7543야드 거리의 골프장에서 4타차로 우승했다. 니클라우스가 1974년 뮈어필드 빌리지 골프장을 처음 열었을 때 전장은 6969야드였다.

올해 미국남자프로골프투어(PGA) 선수들 중 비거리 1위는 카메론 챔프로 지난주 열린 RBC 캐나디안 오픈에서 평균 322.6야드를 기록했다. 그건 평균치일 뿐이고 그와 로리 매킬로이, 존 람 등은 350야드 이상을 예사로 때렸다. 지난 시즌 평균 비거리 300야드 이상인 선수가 61명이다. 20년 전에는 존 댈리 한 명뿐이었고 306.8야드였다. 10년 뒤인 1992년 댈리의 평균 비거리는 283.4야드였지만 투어 선수들중 선두였다. (이는 남자만의 경우지만 여성도 비거리 규칙 제한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USGA 집행이사 토마스 페이젤은 규정 변경은 최소 1년 이상 걸리 것이며 새로운 장비 규칙은 1년 이상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비회사들은 오는 9월2일까지 의견을 내도록 돼 있다. 이후 USGA와 R&A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린다. 그 뒤에도 장비회사들이 적응하는 기간을 거쳐야 새 규칙이 발효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새 규칙이 완전히 발효하는 것은 오는 2026년이 될 전망이다.

페이젤 집행이사는 비거리 규제가 "멀리 치는 선수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만 일반 골퍼들의 평균 비거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이버 규정이 바뀌더라도 "로컬 룰"이 적용돼 골프장이나 대회 주최자가 새 장비 사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마추어 골퍼는 대학 선수, 탑 클래스 골프 선수들과 달리 새로운 장비 사용이 허용될 수 있다. 페이젤 집행이사는 "일반 골퍼들이 사용하는 드라이버도 규제하는 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장비가 일반 골퍼용과 프로 선수용으로 나뉘게 된다. 이에 대해 R&A의 장비규정 책임자 스티브 오토는 "엘리트 선수 경기를 규제하면서도 일반 골퍼들이 혁신하는 길을 열어두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장비 제조사들은 걱정과 기대가 교차한다.

캘러웨이골프 칩 브루어 CEO는 "기회도 생기지만 혼란도 있을 것이다. 새 규칙이 사람들이 골프하고 싶은 마음을 줄이지만 않는다면 제조사들이 새롭게 대거 혁신에 나서게 될 것이며 골프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게 하는 규칙 변경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새 규칙 제정은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코브라 푸마 골프의 톰 올사프스키 연구 및 개발 담당 부사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골프인구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초보자들의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의 경우 "프로 선수들은 나무 배트를, 어린 선수들은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한다. 골프채 규정이 이원화되더라도 상업적으로 해가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용과 아마추어용을 구분하는 경우 더 나은 골프채를 만들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장비 제조사에서 일했던 마이크 환 USGA CEO도 그게 목표라고 밝혔다.

골프협회들은 일반 골퍼와 투어 프로, 장비 제조사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어디에 선을 그어야할 지를 살펴보고 있다. 골퍼들은 누구나 멀리 치고 싶어하고 투어 경기를 관전하는 사람들은 최고 선수들이 멀리 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이런 일은 정도차이는 있겠지만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R&A의 오토의 생각이다.

환 CEO는 "최고 선수들 수준에서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이 문제는 복잡한 문제로 쉬운 해결방법이 없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캘러웨이사 브루어 CEO도 "어떻게 바뀌더라도 졸렬하다며 펄펄 뛰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골프 게임이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몇 달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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