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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기름값 인상 항의 시위 지속…나흘째 도로 봉쇄

뉴스1

입력 2022.06.17 10:02

수정 2022.06.17 10:02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에콰도르 원주민들의 반정부 시위로 수도에 진입하는 도로를 타이어와 나무줄기, 돌 등을 사용해 막고 있는 도로 봉쇄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전역 24개 지역 중 15곳에서 고속도로 봉쇄와 시위가 벌어졌다. 원주민들은 지난 13일부터 무기한 시위에 돌입했다.

에콰도르 원주민들은 고유가와 생활비 물가에 반대하며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다.

남부 코토팍시주 출신의 넬슨 자미 농부는 키토 남쪽 봉쇄에서 AFP통신에 "우리는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낮은 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료 가격은 2020년 이후 급격히 상승해 경유는 갤런당 1달러에서 1.90달러로, 휘발유는 1.75달러에서 2.55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에콰도르 원주민연합(CONAIE)은 경유 가격이 1.50달러, 휘발유 가격이 2.10달러로 인하되기를 바라고 있다.

시위대는 휘발유·경유 가격 인하와 영세 농업인 대출 상환 유예, 농산물 적정 가격 보장 등 총 10가지 요구사항을 기예르모 라소 정부에 제시했다.

기예르모 라소 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정부가 대화의 문을 열었지만 폭력조직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위대가 도로 한가운데에 타이어 등을 태워 차량 통행이 마비되자 에콰도르 당국은 14일 CONAIE 지도자인 레오니다스 이사를 체포했다.

시위대는 '납치'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이사는 24시간가량 만에 풀려났지만, 이후에도 시위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나이에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이래로 14명이 다쳤고 29명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11명은 잠시간 시위자들에 붙잡혔다.

에콰도르의 원주민은 11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가량이지만, 과거 몇 차례의 대규모 시위로 작지 않은 영향력을 과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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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과 2000년, 2005년 세 명의 에콰도르 전직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진한 것에도 원주민들의 시위가 큰 역할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