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제2군' 활약하는 철도 직원들…피란민·곡물 수송 도맡아

뉴시스

입력 2022.06.17 16:55

수정 2022.06.17 16:55

기사내용 요약
"철도는 우크라 경제 중추…군사 시설 버금가는 표적"
전쟁 초기 피란민 구출 주력…20일 차 이후 화물 운송
수출용 곡물 전부 운송하기엔 무리…"20%가 최대치"

[포크로우스크=AP/뉴시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포크로우스크 기차역에서 피란민들이 우크라이나 서부로 향하는 대피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2022.06.17.
[포크로우스크=AP/뉴시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포크로우스크 기차역에서 피란민들이 우크라이나 서부로 향하는 대피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2022.06.17.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넉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철도청 직원들이 피란민 대피부터 물자 수송까지 도맡아 하면서 '우크라이나 제2군'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피란민 구출, 인도주의적 물자 및 필수품, 수출, 무기 운송을 철도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르히 레셴코 우크라이나 철도 감독위원은 "철도는 우크라이나 경제 중추"라며 "(공격) 표적 면에서 군사적인 것에 버금간다"고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군사 작전을 집중하고 있는 러시아군은 격전지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있는 철도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


지난 5일 수도 키이우 기동차 수리 시설은 네 차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군은 해당 시설에 군용 차량이 보관되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농기계와 화물 수출용 차량 수리에 사용 중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동부 도네츠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에선 피란민이 모여있던 기차역에 미사일이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공격으로 아동을 포함한 60명가량이 사망했다. 다리, 변전소 등 기타 철도 시설도 러시아군 표적이 됐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규모를 집계하는 키이우 경제연구소는 지난 2월24일부터 지난 8월까지 러시아군 공격으로 철도 기반 시설과 차량에 27억달러(약 3조 4900억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키이우=AP/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철도 서비스 시설에서 잔해가 길가에 나뒹굴고 있다. 2022.06.17.
[키이우=AP/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철도 서비스 시설에서 잔해가 길가에 나뒹굴고 있다. 2022.06.17.

알렉산드르 카미신 우크라이나 철도청장은 "철도 종사자들이 제2의 군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전쟁 기간 철도청 직원 165명가량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252명은 다쳤으며, 5명은 러시아군에 붙잡혔다.

카미신 청장은 "철도 종사자들은 약 23만명으로, 철도는 우크라이나 최대 국영 기업"이라며 "전쟁 때문에 일을 그만둔 직원은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기관사 유리 옐리시에이예(42)는 개전 이후 하르키우 피란민들이 키이우와 르비우로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피란민 중에는 자신의 가족도 있었다.

옐리시에이예는 당시 피란민 기차에 공황 상태에 빠진 피란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으며,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짓밟힐 것을 걱정해 기차 창문으로 밀어 넣었다고 전했다. 600명 수용 가능한 객차에는 약 2000~3000명이 몰려들었다.

승무원 일리아 프루드니크(20)는 하르키우 기차역 인근에서 포격이 발생하자 승객들이 바닥에 웅크리면서 땅에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했다. 전쟁 초기엔 45시간 깨어있던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카미신 청장은 열차로 아동 약 100만명을 포함해 피란민 약 380만명이 안전하게 대피했으며, 반려동물 12만 마리가 구출됐다고 설명했다.

[AP/뉴시스]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러시아 선박이 곡물을 적재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2.06.17.
[AP/뉴시스]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러시아 선박이 곡물을 적재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2.06.17.

침공 20일 차에 접어들면서 피란민 대피가 안정화되자 철도청은 다시 화물 운송에 집중했다. 카미신 청장은 매일 철도를 통해 화물 30만t이 운송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유럽 대부분 철도와 폭이 달라 철로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곡물 전량을 수출하는 덴 한계가 있다. 유럽 국가에 곡물 저장시설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카미신 청장은 "(수출용 곡물) 10%나 어쩌면 20%까지 더 나를 순 있지만, 5배로 늘리는 건 무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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