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부터 2시간 가량 긴급회의 주재
자문위 권고안 발표 시 입장 정리해 발표
유럽 출장, 차장 또는 국가수사본부장 참석
[서울=뉴시스] 이준호 위용성 기자 =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 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가 '경찰 통제'를 골자로 하는 권고안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김창룡 경찰청장이 긴급회의를 열고 경찰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정돼 있던 유럽 순방 출장도 취소했다.
김 청장은 17일 오후 5시 경찰청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모아 자문위에서 권고하기로 한 '경찰국' 부활 등에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우선, 경찰청은 권고안이 발표 이전까지 경찰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또 자문위의 권고안이 발표될 시 경찰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후 논의 과정에서 경찰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합당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청장은 인터폴·유로폴 수장 등과 만나기 위해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2박5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길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논란이 일자 차장 또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참석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한편, 자문위는 행안부 장관 사무에 '치안'과 '사법경찰'을 추가하고 경찰 고위 인사 제청권 실질화 등을 추진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행안부 내 사법경찰 감찰을 위한 별도 조직 신설과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 수사 감시·감독을 위한 징계 권한 부여, 경찰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예산 지원, 수사심의위원회 역할 강화 등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자문위는 오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김 청장은 전날 경찰 내부망에 서한문을 올려 "결코 직에 연연하지 않고 역사에 당당한 청장이 되겠다"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앞서 주요 지역 경찰 직장협의회에선 공동 성명서를 내는 등 이번 행안부의 통제 논의가 경찰 조직의 집단적 반발로 점화되는 모양새다. 경찰청 직장협의회는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 담장에 '경찰의 민주성·독립성·책임성은 영원불변의 가치입니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퇴직 경찰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도 입장문을 내고 "경찰 역사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과 국민에 의한 견제와 통제를 관치행정으로 변환하려는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와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며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경찰청 독립 이후 운영해 온 국가경찰위원회가 제 역할을 찾고 경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개선책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up@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