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푸틴, 자원 무기처럼 사용하고 있어"…러 가스 공급 제한에 유럽 비축분 비상

뉴스1

입력 2022.06.18 16:08

수정 2022.06.18 16:08

러시아의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즈프롬.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러시아의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즈프롬.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으로 유럽의 가스 비축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을 비롯해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로부터 약 40%에 달하는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11월까지 회원국의 가스 저장고의 최소 80%를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화학이나 철강, 시멘트 및 비료 공장에서 막대한 가스를 소비하는 독일은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으로 비용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지난해 전체 가스 수입량의 60%를 러시아에 의존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한 가스 공급 압박이 "즉각적인 소비가 아니라 비축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탈리아의 가스비축분은 현재 52%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불가리아, 핀란드, 네덜란드는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해 가스 공급을 중단 당했다.

프랑스 가스공급업체 GRT가스는 이달 15일 이후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이탈리아 역시 사흘째 공급 감소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Dutch) TTF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30유로(약20만3500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5일 100유로(약13만5600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이러한 가스 가격 상승은 결국 유럽연합을 분열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를 비판하고 있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은 '독일 가스터빈 제조업체 지멘스(Siemens)의 가스송출설비(터빈엔진) 수리 지연으로 양국을 잇는 가스를 수송하는 노르트스트림1 송유관 가동능력을 40%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러시아 측 주장은 단순 핑계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하벡 장관은 가스프롬이 '정치적' 의도로 가스를 무기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가스 삭감이 "푸틴 대통령과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가즈프롬이 '기술적이유'로 가스 공급을 삭감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티에리 브로스 파리정치대학교(시앙스 포) 교수는 AFP에 "러시아인들은 오랫동안 가스를 무기로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의 가스 삭감이 "유럽의 통합을 깨기 위한 차별화된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EU 회원국들은 높은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들은 자국 산업에 끼칠 영향을 무시하지 못해 가스 금수조치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