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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엔진부품 코팅 바꿔 연비 높였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9 14:03

수정 2022.06.24 13:05

생산기술연구원, 고경도·저마찰 나노복합코팅기술 개발
자동차 부품기업이 2019년 기술이전 받아 부품 생산
국내차동차기업이 엔진에 부품 사용… 올해 확대 적용

생산기술연구원 문경일·윤혜원 박사팀이 개발한 나노복합코팅기술로 단일 합금타겟을 만들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생산기술연구원 문경일·윤혜원 박사팀이 개발한 나노복합코팅기술로 단일 합금타겟을 만들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나노복합코팅기술이 국내 자동차 엔진에 적용돼 자동차 연비 향상에 기여했다. 또한 이 기술로 코팅된 엔진부품은 더 단단하고 마찰을 최소화해 마모율이 75%까지 개선됐다.

생산기술연구원 친환경열표면처리부문 윤혜원 박사는 19일 "국내 자동차기업이 만든 엔진에 나노복합코팅된 부품을 사용해 테스트한 결과 연비가 향상됐다"며 "지난해부터 엔진에 이 부품을 사용했으며, 올해는 더 확대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윤혜원 박사는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전기자동차, 우주·항공, 로봇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나노복합코팅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생산기술연구원이 2009년부터 소재원천 연구개발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이후 2019년 자동차 부품기업에서 이전받아 부품을 개발, 생산했다. 지난해부터 자동차 엔진에 이 부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최종 에너지 효율은 평균 19% 정도다. 자동차 업체들은 1%라도 더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중 엔진에서만 약 70%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6900여개 부품으로 구성된 엔진 내부의 기계적 마찰이 에너지 손실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엔진 내부나 부품을 단단하면서도 매끄럽게 코팅해 마찰·마모·부식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부품 수명을 늘리는 저 마찰 코팅기술이 중요하다.

친환경열표면처리부문 문경일·윤혜원 박사팀이 개발한 나노복합코팅기술은 물리적·화학적 특성이 다른 3가지 이상의 물질을 혼합해 단일 합금타겟으로 만든게 핵심이다.

고경도·저마찰 기능을 부여해주는 원소들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아 각각의 타겟을 따로 제조해야 한다. 하지만 단일합금 타겟은 여러 성분을 하나의 타겟으로 만들어 증착공정은 줄이고 증착 속도는 5배 높였다.

연구진은 마찰계수를 낮추는 연질금속과 원소들을 혼합해 급속 냉각시키는 방식으로 합금분말을 제조하고, 압력과 열을 가해 다성분 단일 합금소재를 만들어냈다.

이 금속소재를 가공한 후 스퍼터링 공정을 통해 다양한 특성을 동시에 가지는 나노구조의 코팅 소재로 합성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나노복합코팅 소재가 2개 이상의 상이 공존하는 구조로, 비정질 기반에 10나노미터(㎚) 미만 크기의 다양한 결정상들을 균일하게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팅의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 들어간 지르코늄(Zr), 구리(Cu), 규소(Si)가 윤활 환경에서 '트리보필름(Tribofilm)'을 형성한다. 트리보필름은 윤활제와 코팅의 상호작용에 의해 마찰 표면에 형성되는데, 이 필름이 카페트와 같은 역할을 해 심각한 마모로부터 엔진부품을 보호한다.


이렇게 개발된 소재는 가혹한 윤활 환경에서 트리보필름을 빠르게 형성하기 때문에 기존 차 부품에 적용돼 온 '질화 크롬(CrN) 코팅과 비교해 부품 마모율이 75% 개선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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