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지난 15일 발사 예정이었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두 차례의 발사 연기를 끝에 21일 발사를 위해 20일 발사대로 이송된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첫 발사에서 아쉬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연구진은 15일을 새로운 발사일로 정하고 누리호 보완 및 조립 및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1차 발사에서의 문제를 해결해 성공적인 발사가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발사를 코앞에 두고 강한 바람과 1단 산화제 탱크 센서 문제로 두차례 연기됐다.
21일 우주 강국의 꿈을 싣고 날아갈 누리호가 겪었던 지난 일주일을 정리했다.
◇"강한 바람으로 인한 안전 문제 우려"…15일→16일 첫 연기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첫 도전을 감행했다. 목표로 했던 고도 700㎞ 궤도에는 도달했지만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3단 엔진이 일찍 꺼진 탓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원인을 규명하고 보완 작업에 바로 착수했다. 지난 2월 누리호의 문제 개선 및 2차 발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결과, '6월15일'을 다음 발사일로 선정했다.
지난 14일 오전 7시21분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오전 6시 비행시험위원회, 이어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결과, 나로우주센터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고 더 세질 가능성이 있어 당초 계획보다 하루씩 연기해 15일 이송, 16일 발사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누리호 발사를 위해서는 발사체가 하루 전 발사대로 이동, 기립 및 연결, 점검 작업을 거쳐야 한다. 15층 건물 높이에 상당하는 약 47m의 누리호에서 고공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강한 바람은 위험 요소가 된다.
◇발사대에서 갑자기 센서 이상 발견…무기한 연기
15일 누리호의 발사대 이송 후, 기립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날 오후 2시5분께 연구진은 처음으로 이상을 감지했다. 누리호의 1단 산화제 탱크의 '레벨 센서 시스템'이 제대로 된 측정값을 보이지 않았다. 산화제 탱크 레벨 센서 시스템은 탱크 내 산화제의 수위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다.
연구진은 발사대에서 누리호를 내리지 않고 원인 파악을 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현장에서 파악하기 어렵다고 판단됐다. 발사체를 조립동으로 이송하여 점검을 이어가기로 결정이 이뤄졌다. 발사를 주관하는 발사관리위원회에는 이같은 사실이 오후 5시께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원인조차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누리호의 두 번째 도전은 무기한 미뤄졌다.
16일 항우연은 누리호의 1단부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이상이 발생한 레벨 센서 시스템은 산화제의 수위를 측정하는 설비다. 부표가 부착된 레벨 센서, 신호를 모아 처리하는 신호처리박스와 이와 관련된 전선으로 구성됐다.
이중 신호처리박스나 전기 배선의 문제일 경우, 비교적 간단히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센서 자체가 문제일 경우에는 센서에 접근하기 위해 탱크를 열어야 한다. 문제는 탱크를 열기 위해서는 1단과 2단을 분리하는 고난도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단과 2단 연결 부위에는 화약류가 설치된 상태여서 섬세하고 신중하게 작업해야 하므로 분리·조립·재점검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
◇가까스로 방법을 찾아낸 연구진의 집념, 21일 재도전…날씨는 여전히 변수
17일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발사관리위원회에서는 21일에 누리호 2차 발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설비 이상은 레벨 센서 자체의 결함이었다. 연구진은 '1, 2단 분리'를 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레벨 센서의 전기 쪽에 이상이 있다라는 걸 확인한 후, 단분리 없이 센서의 전기부품만 교체가 가능할지 도면 검토 작업을 했다"며 "17일 오전 8시30분부터 문제가 있는 부분 등에 대한 철거 작업을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또 문제 부품을 기체 밖으로 꺼낸 상태에서 다시 한번 점검해 부품 문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항우연 연구진은 17일 오후 2시 새 부품 장착 작업을 완료, 오후 4시30분 전기체 점검을 완료했다.
고정환 본부장은 문제는 해결했으나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도 밝혔다. 그는 "발사체는 수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이번 보완작업으로) 100% 문제없다고 개런티(보증)할 수 없다"며 "다만 유사한 부분에 대해서 (추가) 점검했기 때문에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말했다.
기체에서 이상이 추가로 발견되지 않는다면, 남은 변수는 '날씨'다.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향후 기상상황을 고려할 때 시간이 흐를수록 기상 상황이 악화할 전망"이라며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9일 11시 기준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이송 작업일인 20일 발사장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초속 1~2m 정도로 약하게 불 전망이다. 발사 유력 시점인 21일 오후에는 구름 및 비 예보가 있으며 바람은 초속 4~5m 정도로 불 것으로 보인다. 누리호는 낙뢰 가능성이 없고 바람이 평균 초속 15m일 경우 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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