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상위권 고3 70%가 이과…문과는 '우수학생 공동화' 현상

뉴스1

입력 2022.06.19 13:45

수정 2022.06.19 13:54

서울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전국 자사고 및 주요 일반고 문이과 비율. (종로학원 제공) © 뉴스1
전국 자사고 및 주요 일반고 문이과 비율. (종로학원 제공) © 뉴스1


대학 문이과 선발 비율. (종로학원 제공) © 뉴스1
대학 문이과 선발 비율. (종로학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정부의 '반도체 인재양성' 정책 등의 영향으로 이과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종로학원이 전국 28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상위 24개 일반고의 문·이과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3학년 564학급 가운데 387학급(68.6%)이 이과로 나타났다. 10학급 중 7학급꼴이다. 문과 학급은 177학급(31.4%)에 그쳤다. 수능 선택과목 기준으로 이과는 '과학탐구', 문과는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급이다.


8년 전만 해도 문·이과 비율이 비슷했다. 학교별 응시자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5학년도 수능 응시생을 보면 이들 52개 고교에서 문과(사회탐구 응시생)는 46.3%, 이과(과학탐구 응시생)가 53.7%로 거의 반반이었다.

지역·학교별로 봐도 8년 사이 이과 쏠림 현상이 확연하다. 전국 단위 자사고 8곳의 이과 비율은 8년 전 59.0%에서 올해 69.7%로 높아졌다. 서울지역 자사고 16곳 또한 55.7%에서 68.6%로 높아졌다. 지방 소재 자사고는 원래 69.9%로 높았던 이과 비율이 81.6%로 뛰었다.

자사고 중에서도 북일고(83.3%)와 휘문고(83.3%) 보인고(83.3%) 세화고(81.8%) 선덕고(81.8%) 해운대고(90.0%) 인천포스코고(87.5%) 대전 대성고(80.0%)는 이과 비율이 80% 이상으로 높았다.

서울대 합격자 수 상위 24개 일반고의 이과 비율도 50.5%에서 66.5%로 늘었다. 서울 강서고(83.3%)와 공주사대부고(83.3%) 분당대진고(83.3%) 경기 신성고(81.8%) 낙생고(80.0%) 세마고(80.0%) 분당중앙고(80.0%)의 이과 비율이 특히 높았다.

상위권 학생이 이과에 쏠려 있는 것과 달리 학생들이 선호하는 서울 소재 대학의 선발인원은 오히려 문과가 이과보다 약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정원내) 기준 전국 일반대학 선발인원은 이과(56.2%)가 문과(43.8%)보다 약간 많지만 거꾸로 서울 소재 대학은 문과(51.9%)가 이과(48.1%)보다 근소하게 많다.

문과에 비해 선발인원이 많지 않은데도 상위권 학생 사이에 이과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은 이른바 '의치한약수'(의예과·치의예과·한의예과·약학과·수의예과)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통합수능 도입으로 수학에서 이과 학생이 고득점에 유리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정부 들어 반도체 인재 양성을 강조하고 대기업 연계 계약학과 등이 신설되면 이과 쏠림 현상은 더 가속화할 것으로 입시업계는 전망했다.


상위권 학생들이 이과에 쏠리면서 문과에서는 '상위권 학생 공동화 현상'도 우려된다. 실제 통합수능 첫 해였던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인문계열 학과 합격선이 대폭 하락하고 이과생이 수능에서 유리함을 바탕으로 인문계열 상위권 대학에 교차지원하는 현상도 두드려졌다.


임서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 쏠림 현상으로 향후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서도 우수 학생 선발이 어려울 수 있다"며 "이른바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상을 가볍게 볼 만한 상황이 아니고, 인문사회계열 학과의 발전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