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서울 대표한 37년 맛집 '을지면옥' 건물 결국 철거된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2 08:28

수정 2022.06.22 08:28

서울 중구 '을지면옥' 앞으로 시민들이 드나들고 있다. 2019.1.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사진=뉴스1
서울 중구 '을지면옥' 앞으로 시민들이 드나들고 있다. 2019.1.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재개발에 들어간 서울 중구 세운지구에서 나홀로 영업 중인 평양냉면 노포 을지면옥이 건물을 재개발 사업 시행자에게 넘겨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이에 1985년 문을 열어 을지로 골목에서 37년간 자리를 지킨 노포가 철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5-2부(재판장 김문석)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재개발 시행사가 을지면옥을 대상으로 "건물을 인도하라"며 제기한 부동산 명도 단행 가처분 신청의 항고심에서 원심 결정을 깨고 일부 인용했다.

부동산 명도 단행 가처분은 채권자가 부동산을 인도받아야 하는 사정을 법원에 소명해 채무자로부터 부동산 점유를 이전받는 것이다.


을지면옥과 재개발 시행사 사이 갈등은 시행사가 2017년 4월 재개발 사업 시행 인가를 받으며 본격화됐다.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던 을지면옥 측은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고 현금청산대상자가 됐다. 보상 협의가 차질을 빚자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을지면옥 부지 및 영업권 손실 보상금을 약 56억원으로 책정했다. 시행사는 지난해 8월 해당 금액을 공탁하고 소유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을지면옥 측은 건물 인도를 거부하고 영업을 계속했다. 이에 시행사는 을지면옥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건물 인도 본안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 1심에서 승소했다.

다만 판결 직후 을지면옥이 낸 강제집행 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항소심 선고 전까지는 집행이 멈춘 상태였다. 시행사는 다시 부동산을 조속히 인도 받아야 하는 사정을 법원에 소명하면서 부동산 명도 단행 가처분을 신청했다.


2심 재판부는 "을지면옥의 인도 거부로 사업이 지연돼 시행사와 사업 이해관계자들이 거액의 대출이자 부담 등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본안 판결을 기다릴 경우 이들에게 가혹한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판시하며 시행사 측 손을 들어줬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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