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리고 통화공급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실물경제에 비해서 통화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채권시장에서 거품이 발생했다. 2020년 2월에 10년 국고채 수익률이 1.26%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고채 수익률이 최근 3.80%까지 올라오면서 채권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년 국고채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명목 GDP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여왔는데, 2022년 잠재 명목성장률은 3% 정도로 추정된다. 금리가 이 수준을 넘어섰다.
주식시장에서도 경착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경제변수가 일평균 수출금액이다. 2005년 이후 통계를 분석해보면 두 변수 사이의 상관계수가 0.85이다. 그런데 지난해 4월에는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40%나 앞서갔다. 그 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과대평가 정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코스피가 2300 선으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10% 이상 과소평가하는 국면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제 관심사는 주택시장이다. 주택시장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 거시지표가 소비자물가, 소득, 임대료 등이다. 전 도시 아파트 가격이 2009년 3월을 저점으로 올해 5월까지 7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34.1% 오른 것과 비교하면 집값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팔랐다. 소득에 비해서도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했다. 특히 서울 중간가구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말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19배로 2013년 9배에 비해서 2배 이상 상승했다. 주택임차료 기준으로 보아도 주택 가격이 30% 이상 과대평가됐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거시경제 요인을 분석해보면 코스피, 주택담보대출금리 및 담보대출금액, 동행지수순환변동치 등이다.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2020년 8월 2.4%까지 떨어졌던 주택담보대출금리(은행 가중평균금리 기준)가 올해 4월에는 3.9%까지 상승했으며, 최근에는 5%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1~5월 주택담보대출금액이 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조2000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 경기이다. 특히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주택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 지표가 올해 2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다.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1972년 이후 우리 경기가 11번의 순환을 거쳤는데, 평균 수축기간이 19개월이었다. 상당히 오랫동안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가계자산 중에서 부동산 비중이 77%이다. 주택시장이 채권이나 주식시장처럼 경착륙하면 경제에 주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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