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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증상 있었지만 말 안하니 통과…원숭이두창 못잡는 공항 검역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해외 입국자가 급증하면서 추가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TV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 화면이 나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해외 입국자가 급증하면서 추가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TV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 화면이 나오고 있다. 2022.6.2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인 내국인 A씨와 의사환자(의심환자)였던 외국인 B씨는 모두 원숭이두창으로 의심될 증상이 있었으나 두 사람 모두 입국 검역 과정에서 건강상태질문서 답변에 이상이 없어 공항 검역대를 무사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역대를 통과한 이후 A씨는 공항에서 방역당국에 의심증상을 자진신고했고, B씨도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하루 뒤에 병원을 찾아가면서 의심사례가 신고됐다.

검역 과정에서 원숭이두창을 걸러내기 어려운 '방역 구멍'이 확인됨에 따라 감염 차단을 개인 양심에 맡겨야만 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이 출입기자단에 전날(22일)부터 밝힌 답변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 A씨(첫 확진자)는 검역 과정에서 의심 증상을 밝히지 않고 공항 검역대를 통과했다. 이후 공항 안에서 질병관리청 1339에 신고를 했고, 공항 격리시설에 머무르다 병원에 인계됐다.

입국 때부터 37도의 미열과 인후통, 피부 병변이 있었지만 A씨가 자진 신고하기 전까지 공항에서 아무러 제지를 받지 않은 것이다. 질병청은 23일 기자들에 "건강상태질문서 상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인 발열과 발진은 신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의사환자로 분류됐던 외국인 B씨도 최종적으론 수두 판정을 받았지만 의심 증상이 있었는데도 인천공항을 빠져나와 부산까지 이동했다. B씨 또한 20일 국내 입국 당시 건강상태질문서에 '증상 없음'으로 표시했으나 격리 뒤 역학조사 단계에서는 19일부터 인후통 증상과 피부 병변이 발생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감염된 상태로 입국했더라도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길어 검역을 통과할 가능성도 높고, 이 경우 지역사회 전파 우려도 있다. 본인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식으로는 숨긴다면 찾아낼 방도가 없다는 의미다. 지금과 같은 검역을 통해 감염자 유입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대본은 "잠복기 중에 입국하거나 검역 단계에서 증상을 인지 못 하는 경우 등도 있어 국내에 입국한 의심환자를 놓치지 않고 진단하는 게 우선 중요하다"며 "따라서 발생 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의 위생수칙 준수와 신고, 의료계의 적극적인 의심환자 감시와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숨은 감염자가 있을 수도 있고, 병변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의심환자 감시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감염내과 등을 중심으로 체계를 구축해 의심환자 발생 시 의료진이 당국에 즉시 신고하고 이후 검체 의뢰, 격리, 역학 조사 과정도 당국 책임 아래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건강상태를 허위 신고 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입국할 때 건강상태를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확인되면 검역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의사환자로 분류됐던 외국인 B씨가 건강상태질문서에 증상을 밝히지 않은 만큼 고발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질병청은 "인천공항검역소와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