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금리·인플레 파고 넘어 민간공급 수도꼭지를 틀어라 [한국, 새 길에 서다]

부동산 시장 안정 해법은
정부, 8월 주택공급 로드맵
尹정부 "5년간 250만가구 이상 공급"
수도권 130만가구… 절반이 민간분양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뒷받침돼야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로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꼽히면서 오는 8월로 예정된 '주택 250만호 공급 대책'이 정책 성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 공급 집중이 부동산 시장의 해법으로 보고, 재건축·재개발 같은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인플레 파고 넘어 민간공급 수도꼭지를 틀어라 [한국, 새 길에 서다]

■윤 정부, 수도권 물량 절반이 민간 공급 목표

23일 대선 공약집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5년간 250만가구 이상 공급 계획을 제시하면서 수도권에 130만~15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주택 공급계획의 절반 이상을 수도권이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수도권 집값을 잡아야 부동산 시장 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단 의미로 분석된다. 공급방식별 수도권 공급물량을 보면 공공택지가 74만가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민간분양주택 역시 69만가구로 계획돼 이번 정권의 공급 대책에서 민간공급의 역할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세부적으로는 재건축·재개발이 31만가구, 도심·역세권 복합개발 13만가구, 국공유지 및 차량기지 복합개발 14만가구, 소규모 정비사업 7만가구, 공공택지 74만가구, 청년 원가주택 20만가구, 역세권 첫집 주택 14만가구 등이 계획돼 있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바탕으로 현재 국토교통부는 연도별·지역별·유형별 상세 공급물량과 구체적 공급방식 등을 담은 250만호 공급 로드맵 발표를 8월 안에 준비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가 핵심"

전문가들은 8월 정부가 내놓은 공급 대책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수도권 공급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향후 5년간 제시된 수도권 공급물량 중 4분의 1 이상이 민간분양(69만가구)으로, 이 중 절반은 재건축·재개발 물량(31만가구)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요에 충분한 공급이 이뤄져야 하고, 특히 수요가 많은 서울 중심의 수도권 공급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기 신도시 정비 사업과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등에 공을 들여햐 하는데, 동시에 이주 수요 불안을 줄이기 위한 임대주택 공급 등도 함께 이뤄져 정책이 한쪽에 쏠리지 않고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린 상황에서 재정비 사업 규제완화에 대한 로드맵이 마련돼야 집값, 임대차 시장 등 부동산 시장 전체의 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일례로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 등에 서울 집값 하락 기조에도 주요 재건축 단지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 시그널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는 단지가 늘어나면서 올해 서울 분양 시장 역시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분양물량은 지난 2020년 2만8142가구에서 지난해 6554가구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 6월 16일까지 분양물량은 3173가구로, 지난해보다도 분양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통합심의 등 제도 정비 시급

공급절벽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도 민간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국토부는 민간 정비사업에 통합심의를 적용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하반기에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할 예정이다.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건축심의나 각종 영향평가를 통합심의를 통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현재 정비사업의 경우 공공재건축·재개발 등 공공 주도의 사업에는 통합심의가 적용되지만, 민간 정비사업은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하면서 민간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건축·교통·환경영향평가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통합심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위한 도정법 개정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국토부도 오는 8월 발표될 주택 250만호 공급 촉진을 위해 민간사업의 통합심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민간 정비사업에 통합심의가 도입되면 통상 8~10개월 걸리던 평가 및 심의 기간이 4~5개월로 단축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민간이 추진하는 일반 주택사업에 대해서도 통합심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긍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택업계가 정부측에 공급 확대를 위해 요구해온 사항이다.


정부는 이 같은 통합심의 확대 방안 등을 확정해 250만가구 공급대책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권한으로 제도개선이 가능한 사항은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을 개정해 제도를 정비하고,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국회의 협조를 얻어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사실상 흐지부지된 지난 정권의 대규모 공공주도 공급대책과 달리 현 정권의 공급 대책은 민간 주도에 방점이 찍혀있다"면서 "공급정책의 핵심은 서울이고, 재건축·재개발 등 재정비 사업을 끌어들여 도심 공급을 확대하는 방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