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이상률 신임 제주경찰청장이 24일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의 경찰 통제 강화 방안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날 제주경찰청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형사사법 절차, 다양한 국가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는 경찰제도를 개선할 때는 각계의 전문가 등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역점 추진 과제를 묻는 질문에 그는 Δ현장 대응력 강화 Δ주민 밀착형 공동체 치안 활성화 Δ문화 경찰 지향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이어 무사증 재개에 따른 외국인 범죄 예방 대책에 대해서는 "유관기관과의 협업과 지역사회 참여를 활성화하고,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된 불법 체류자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를 하겠다"고 했다.
다만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과의 업무 중복 문제에 대해 그는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를 중심으로 지혜롭게 상호 협의하면서 업무협약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이 청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 소감은.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는 국제적인 관광도시인 제주의 치안책임자로 발령받아 영광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70여 만 제주도민과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의 안전 확보라는 소임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 역점 추진 과제는.
▶먼저 현장대응력을 강화하겠다. 경찰의 실수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 법률적 소양과 물리적 대응 훈련 등 경찰 개개인의 역량을 함양하는 데 힘쓰고 긴밀한 협업체계를 가동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
주민 밀착형 공동체 치안도 활성화하겠다. 찾아가는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제주경찰이 먼저 주민들께 손을 내밀고, 취약시설 보강 등 경찰정책 수립·시행·평가 과정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겠다.
또 문화 경찰을 지향하고자 한다. 경찰은 1년 365일 위험과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어 직무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음악, 시, 운동 등 문화적 소양을 바탕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갖출 수 있도록 조직을 관리해 나가겠다.
-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에 대한 입장은.
▶민주사회에서 권력이라는 것은 국민들이 권한을 위임한 것이기 때문에 경찰이 주권자인 국민의 통제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할 당시 치열한 논의와 숙고가 있었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한 끝에 이뤄진 결정이었다. 지금은 그 때의 논의와 숙고를 다시 해야 할 때다.
경찰제도는 형사사법 절차, 다양한 국가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 이런 경찰제도를 개선할 때는 각계의 전문가 등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무사증 재개에 따른 외국인 범죄 예방 대책은.
▶현재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합동순찰을 실시하고 있고, 불법 체류와 같은 공공안녕 위협요소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대응하고 있다. 또 외국인이 범죄의 가해자·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범죄예방 교육, 피해회복 지원 등 다문화 치안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도,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민간단체와 주민 등 지역사회 참여를 활성화해 보다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외국인 범죄예방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강력사건이 발생할 경우에는 총력 대응하면서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된 불법 체류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수사 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
- 업무 중복 등으로 인한 제주도 자치경찰단과의 갈등 해소 방안은.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일원화된 자치경찰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제주도 소속 자치경찰단이 존재해 이원화된 자치경찰제가 시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 보다 다소 복잡한 체계로 운영되는 제주에서는 기관 간 협업과 조정 노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간 추진된 업무협약 개정 경과를 검토한 뒤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를 중심으로 지혜롭게 상호 협의하면서 업무협약 개정을 추진하려고 한다.
자치경찰제 시행에 따라 제주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적인 치안 서비스 창출도 필요한 만큼 제주도, 제주도교육청, 제주도의회, 각종 유관 단체 등 지역사회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 최근 잦아지고 있는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한 수사 기조는.
▶신고가 접수될 때부터 수사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처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대행위로 인한 부상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고 부검을 통해 사인을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CCTV 추적 등 피의자 검거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의 상호협력을 통해 피해 동물이 전문가의 진단과 적절한 구조,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쓰겠다.
또 동물대상 범죄 매뉴얼을 숙지하고 관련 법률 규정, 판례들을 심도 있게 이해해 적시에 실효성 있는 법 집행을 할 수 있도록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
- 여성청소년과, 경제팀 등 격무·기피부서 해결 방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늘어난 업무량에 상응하는 인력 증원이 답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맡던 업무까지 경찰이 맡게 돼 경찰의 책임과 업무는 가중됐지만 그에 따른 인력 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맡은 일은 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관련 부서를 기피하지 않도록 하는 게 제 책임이다.
인센티브 확대, 포상금·포상휴가제 시행 등 업무 수행에 대한 대가를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이나 업무를 통합적·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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