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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논란’ 광주 지산IC, 결국 전면 재검토한다 [fn 패트롤]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6 18:03

수정 2022.06.26 18:03

인수위와 현장 찾은 강기정 당선인
주민의견 반영 진출로 방향 변경
市, 용역실시 안전성 보완했지만
안전성 우려에 좌측 진출로 제동
市, 사업 전면 재검토 불가피
광주광역시 제2순환도로 지산IC 개통 사업이 운전자에게 생소한 좌측 진출 방식을 채택해 안전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 교체시기와 맞물려 주민숙원 해소 시책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은 취임 6개월 이내인 연말까지 해결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광주광역시 제2순환도로 지산IC 개통 사업이 운전자에게 생소한 좌측 진출 방식을 채택해 안전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 교체시기와 맞물려 주민숙원 해소 시책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은 취임 6개월 이내인 연말까지 해결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민선7기 광주광역시의 주민숙원 해소 시책으로 호평과 함께 주목을 받았던 제2순환도로 지산IC 개통 사업이 자칫 민선8기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사업을 추진한 이용섭 현 시장이 물러나고, 오는 7월 시장으로 취임할 강기정 당선인이 좌측 1차로 진출 방식의 안전성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기존 좌측 진출 방식을 유지하되 안전성을 보완하는 방법, 좌측 진출로 전면 폐쇄 및 우측 진출로 신설, 사업 백지화 등이 거론되지만, 추가 사업비 등을 감안하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강 당선인은 이해관계 대립 등으로 차질을 빚는 당면 현안을 '밀린 숙제'라고 부르며 취임 6개월 이내인 연말까지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는데, 지산IC 개통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낯선 좌측 방향 진출 방식으로 안전성 논란 속 수차례 개통 연기

지산IC는 인근 두암IC 주변 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하고 무등산을 찾는 사람들의 접근성 향상 등을 위한 것으로, 총 77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1월 개통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운전자에겐 생소한 좌측 1차로 진출 방식을 채택하다보니 급차선 변경 등 안전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좌측 방향 진출로는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국도 29호선 화순 람덕마을, 무안∼광주 고속도로 무안공항 IC 등 전국적으로 단 4곳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시는 개통시기를 올 봄(3~5월)으로 한 차례 늦췄다. 아울러 진출로가 교통안전법상 교통시설안전진단 용역 대상이 아니지만 용역을 실시했고, 국내 교통안전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안전성을 보완했다.

소태요금소에서 지산IC까지 2.2.㎞ 구간 3개 모든 차로의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90㎞에서 70㎞로 하향 조정하고, 지산IC 전방 1.1㎞~1.5㎞지점부터 1개 차로를 전용차로로 분리하며, 전용차로와 주행차로 사이에 폭 80㎝의 안전지대를 확보해 차로 분리 효과가 큰 시선유도봉을 설치키로 한 것 등이다.

이런 가운데 강 당선인이 최근 직접 해당 구간을 시운전하고, 인수위원회가 현장을 점검한 결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기하면서 광주시와 인수위는 사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주민 의견 반영 좌측 방식으로 변경

인근 주민의 20년 숙원사업인 지산IC는 당초 통상적인 우측 진출로 방식으로 추진됐으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좌측 진출로 방식으로 변경됐다.

당시 주민들은 우측 진출로 방식은 △진출로 하단과 연결되는 기존 양방향 2차선 도로가 일방향 1차선으로 줄어 통행이 불편해지는 점 △일방향 1차선에 교통정체현상이 빚어질 경우 진출로를 타고 본선까지 대기행렬이 이어져 대형 사고 발생 위험성이 크다는 점 △보행자 도로가 없어져 보행자 교통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했다.

진출로 하단과 연결되는 도로를 확장해 양방향 2차선으로 할 경우 인근 4층짜리 다세대주택 2동과 상가 3~4곳, 사찰, 주택 10여채 등의 편입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 역시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주택 10여채 가운데에는 지난 1987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 이한열 열사가 연세대 입학 전인 1980년대 중반까지 생활했던 생가도 포함돼 있다. 이곳은 아들에 이어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헌신하다 지난 1월 별세한 고 배은심 여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홀로 거주했다. 광주광역시 동구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의 뜻을 기려 이곳 생가를 보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업 전면 재검토… 변수는 더 늘어

광주시와 인수위가 사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기존 좌측 방향 진출로 안전성 추가 확보의 경우 이미 용역과 전문가 자문까지 거친터라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또 77억원이 투입된 좌측 진출로를 폐쇄하고 우측 진출로를 신설할 경우 좌측 진출로 공사 비용 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사비와 인근 주택 편입에 따른 손실보상금 지급 등 막대한 혈세를 새로 투입해야 한다. 사업 백지화의 경우 광주시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성에 중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산IC 개통 사업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가 될까 우려된다"며 "당선인과 인수위의 방침이 결정되는대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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