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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3高 시대, 초격차기술·규제개혁이 답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6 18:49

수정 2022.06.26 18:49

[강남시선] 3高 시대, 초격차기술·규제개혁이 답
최근 한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신3고'로 비상이 걸렸다.

사상 초유의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p 인상한 '빅스텝'을 넘어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으로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주요 국가의 고금리 행진은 경기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서면서 연초부터 기업들을 괴롭히던 원자재난에 기름을 붓고 있다.

신3고 시대는 올해 하반기 더욱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만들고,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높여 실적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엔데믹 시대와 민간주도 성장을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국내 10대 대기업그룹이 향후 반도체, 바이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등 미래 먹거리에 약 1055조원의 투자 보따리를 풀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자리 창출과 성장률 등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첫째는 초격차 기술 확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말했다. 이번 출장에서 초격차 기술 확보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번주에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세계 최초의 3나노 양산을 발표하기로 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게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모래주머니를 달고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뛰기 어렵다"며 범정부 차원의 규제개혁을 주문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덩어리규제들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지역 불균형' 문제에 발목을 잡혀 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비슷한 숫자로 반도체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지만 기업들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인력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주52시간 근무제'를 월 단위 총량관리제로 전환하는 것과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는 중대재해법 개정 등도 갈 길이 멀다.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여당과 야당, 경영계와 노동계가 진영의 논리를 앞세워 더 이상 싸우고 있을 시간이 없다. 고물가로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한 서민경제와 경기침체에 신음하는 기업부터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국회, 산업계, 노동계 등이 한발씩 양보하고 머리를 맞대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hjkim@fnnews.com 김홍재 산업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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