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企 "전용요금제 만들어달라"... 산업계 "연 1조4000억 부담 늘어" [전기요금 kwh당 5원 인상]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7 18:27

수정 2022.06.27 21:20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요금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산업계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3고(高) 시대에 원재료 값까지 폭등하는 상황에서 전기료 인상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은 중소기업 전용요금제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전기 사용이 많은 주력 제조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가전이 주력인 삼성전자는 1년간 전기료가 약 2조원대로 알려져 있다. 철강업계도 전기로를 사용하는 업체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를 이용해 쇳물을 녹이는 전기로를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 비중이 제조원가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매년 1조원대, 동국제강은 2000억원대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이들 업종의 경우 산술적으로 비용증가 폭이 수백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기분해로 만드는 염소를 폴리염화비닐의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 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전기료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는 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업계 특성상 전기료 인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폐열 등을 활용한 전기 생산, NCC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활용한 GTG설비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들이다.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 전용요금제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뿌리기업을 운영 중인 대표는 "뿌리 제조업종들은 전기를 이용한 시설이 많아 전기요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원·부자재 값 인상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료마저 인상되면 사업하지 말라는 것 같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소기업 업계는 제조원가 대비 전력요금이 높은 열처리 등의 뿌리기업과 섬유직물의 경우 전기료 인상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으로 현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전용요금제 등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전이 중소기업에 판매한 전기요금이 평균 117.28원/kwh로, 대기업 (97.39원/kwh)보다 17%가량 비싸기 때문에 중소기업 전용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이용해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싼 심야시간대에 저장해두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ESS 등 전기요금을 낮추기 위한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강재웅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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