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휴대폰 접고 체질 바꾼 LG… 파격투자로 위기극복 나선다 [구광모 LG회장 취임 4주년]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7 18:28

수정 2022.06.27 20:02

휴대폰·태양광 과감히 정리하고
올레드·배터리·전장 중심 재편
구광모 결단 '최대 실적' 이끌어
2026년까지 106조 확실한 투자
휴대폰 접고 체질 바꾼 LG… 파격투자로 위기극복 나선다 [구광모 LG회장 취임 4주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취임 4년차를 맞는다. 구 회장의 지난 4년간 경영전략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실적부진이 장기화된 휴대폰, 태양광 등 비주력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인공지능(AI)·배터리·전장·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등 미래 신사업에는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과감한 결단은 그룹의 괄목할 만한 실적상승을 이끈 성과로 돌아왔다.

■비주력사업 정리…수익 극대화

구 회장은 2018년 6월 취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신산업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그는 실적에 보탬이 되지 않는 사업 상당수를 빠르게 정리했다.
LG전자는 2019년 2월 연료전지 자회사인 LG퓨얼시스템즈 청산, 수처리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같은 해 4월 LG디스플레이는 LG화학으로부터 인수했던 조명용 올레드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어 12월에는 LG유플러스가 전자결제 사업을 정리했다. LG화학은 2020년 6월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신산업 진출을 위한 투자금 확보와 내부거래 이슈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해 2월 LG전자·LG화학 등이 가진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 100%를 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2018년 10월에는 구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19.9%를 전량 팔았다.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2019년)과 ㈜LG가 보유한 LG CNS 지분 35%(2020년)도 매각했다.

특히 지난해 4월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린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LG전자 MC사업부는 2015년 2·4분기부터 2020년 4·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누적 적자만 5조원에 달했다. 올해 2월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시달린 태양광패널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비주력사업 정리는 실적 상승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74조72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도 매출액 29조8700억원, 영업이익 2조2300억원을 달성하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12월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에서 분할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말 수주잔액은 1·4분기 말 300조원에 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신산업 R&D 투자로 위기돌파

LG그룹은 '올레드·배터리·전장'을 새 주력사업으로 낙점하고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설립, 신규공장 설립에 나섰다. LG전자의 지난해 올레드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해 목표치인 400만대를 넘어섰다. 자동차 전장부품은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내며 고속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글로벌 3위 자동차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합작법인 'LG 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출범했다. 2018년 인수한 ZKW(차량용 조명)와 VS사업본부(디지털 인포테인먼트)로 구축된 '전장 삼각편대'를 완성했다. 자동차 사이버 보안기업 사이벨럼도 인수했다.

하지만 올 들어 원자재가·물류비 폭등 여파로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실적악화가 우려되면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심사다. 구 회장은 3년 만에 상반기 계열사별 전략보고회의를 여는 등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리스크 요인 점검에 나섰다. 구 회장은 미래 신산업 기술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위기극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LG그룹은 2026년까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06조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투자 규모 절반에 가까운 48조원을 R&D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전체 투자액의 40%인 43조원은 미래성장 분야에 집행된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1조원은 △배터리·배터리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AI·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의 R&D에 쏟는다.
배터리와 배터리소재 분야에도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