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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필리핀 영부인에 관심…시모 이멜다와 다른 길 갈까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64). 왼편에는 필리핀의 새 영부인이 될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62). © 로이터=뉴스1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64). 왼편에는 필리핀의 새 영부인이 될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6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 다가옴에 따라 언론 노출을 꺼려 베일에 싸여 있던 차기 영부인에도 관심이 쏠린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의 새 영부인이 될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는 남편의 정치 생활에 합류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주변에선 그가 향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리자'라는 별명의 62세 변호사… "결심한 건 해내는 승부사"라 평가

62세의 변호사인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는 '리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간 대중의 관심을 피해 언론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수줍어하는 내성적인 사람'이 아니라고들 말한다.

터프하고 똑똑하며 자신의 뜻대로 일을 관철하는데 익숙한 리자는, 마르코스 주니어 당선인의 어머니 이멜다와 상원의원인 누나도 제치고 최고직 선거 운동의 설계자로 여겨진다.

마르코스 주니어의 사촌이자 라오아그 시의 시장인 마이클 마르코스 킨은 "리자는 강인하다"며 "그는 여러 면에서 봉봉(BBM)의 중추"라고 강조했다. BBM은 마르코스 주니어를 나타내는 이니셜이다.

리자와 대학을 다닌 한 필리핀의 변호사도 "(마르코스 주니어는) 아내와 대화하지 않고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 것 같다"며 "그가 최고의 조언자이며 마지막으로 꼭 듣는 목소리"라고 설명했다.

항간에는 리자가 마르코스 주니어의 어머니, 누나와 사이가 냉랭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유세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다.

측근 관찰자는 "리자가 마르코스 당선인의 선거운동으르 담당했던 것은 꽤 자명한 사실"이라며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얻어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첫눈에 반하지 않았다"는 둘…리자 "남편 격려하지도 낙담 시키지도 않아"

1993년 이탈리아에서 결혼해 3명의 아들을 둔 리자와 봉봉 마르코스 부부는 1989년 뉴욕에서 만났다.

당시 리자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고 봉봉은 3년 전 아버지가 필리핀 권좌에서 물러난 후 망명 중이었다.

둘의 만남은 로맨틱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만남이었다.

리자는 고인이 된 독재자에 반대하며 잔인하고 부패한 20년 통치를 끝내는데 도움을 준 정당과 연관된 엘리트 가문 출신이라서다.

때문에 리자는 지난해 토크쇼에 출연해 진행자 아스터 아모요에게 "첫눈에 반한 사랑은 아니었다"면서도 "하지만 그를 알게 되면 어떻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1989년 총대주교 서거 2년 후 마르코스 가문은 필리핀으로 복귀해 성공적인 정치 복귀를 알렸다. 이후 2022년 5월 대통령 당선까지 이뤄냈다.

할리우드의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 '앤트맨'을 보면서 대통령 선거를 결심했다는 마르코스 주니어에 대해 리자는 "그것은 순전히 그의 결정"이라며 "격려하지 않았지만 낙담시키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한때 엄청난 사치품을 쌓아 논란이 된 악명높은 퍼스트레이디이자 마르코스 주니어의 어머니 이멜다에 대해 리자는 "나만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며 "내 롤모델은 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리자는 자신이 남편의 정부에 가입하는 것을 거부하며 "그들 모두를 해고할 것이다. 내 방식을 따르던지 아니면 떠나야 한다"고 강하게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