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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라더니… 비상장거래 플랫폼 사실상 중단

금융당국, 투자보호 명목 규제 본격화
업계 "개인 투자자 수익구조 위축" 반발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은 비상장거래 플랫폼이 사실상 문닫을 위기에 처하면서 비상장 투자 업계가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금융위원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합당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비상장 업계에서는 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개인이 더 이상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 하나를 빼앗겨 버렸다는 불만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비상장주식 발행 회사가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 기업등록 요건을 충족하고 등록에 동의를 해야 일반투자자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에 비상장 주식 거래를 위해서 발행 기업은 발행인에 관한 사항,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 등을 플랫폼을 통해 공시해야 한다. 발행 기업은 공시 주체로서 공시책임자(공시담당자) 1명을 지정해야 하며 플랫폼 사업자인 혁신금융사업자와 즉각적인 연락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은 정기 공시서류 미제출, 수시공시 불이행 기업 등에 대해 공표하고, 매매거래정지·등록해제 등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앞서 2020년 4월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서울거래 비상장은 규제샌드박스로 지정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 4월 규제샌드박스 연장을 앞두고 '이스타항공 주식거래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위가 일반 투자자 보호조치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무런 정보 없이 비상장 주식을 사실상 상장 주식 거래하듯이 사고 파는 것이 옳지 않고 투자자 보호가 강화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장 주식이 과거보다 거래가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금융당국이 비상장 주식 활성화를 위해 정보 공시 규제를 하지도 않고 무작정 비상장 주식 거래를 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금융위의 조치가 사실상 비상장주식 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 이상 개인들이 비상장주식을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를 없앤 조치라는 평가다.

한 비상장 관련 개인투자자는 "개인들이 지난해부터 조금씩 비상장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관심을 가져보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인해 매도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 개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빼앗아버린 느낌"이라면서 "정부가 비상장 주식 시장을 활성화 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기관들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또 다시 만들어 버린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457개 종목, 서울거래 비상장에서는 200여개의 종목을 사고팔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거래 가능한 종목은 기존 거래종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바리퍼블리카, OCI스페셜티, 케이뱅크, 두나무, 바이오엑스, 컬리(마켓컬리 운영사) 등 실시간 거래 상위 종목들도 등록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들 입장에서는 기업들 굳이 공시 서류를 제출하고 해당 플랫폼에 주식을 유통시키겠다고 할 이유도 없고 IPO를 앞둔 유니콘 입장에서는 굳이 상장을 하기 전에 등록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