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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勝戰) 기념식' 20년 만에 '승전' 기념식..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9 11:39

수정 2022.06.29 11:39

2002월드컵 3·4위전 날, 北 기습 포격·장병 6명 산화 19명 다쳐...
제1연평해전의 패배 만회 계획 도발, 북한군 30여명 전사자 추정
[파이낸셜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과 내빈들이 29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과 내빈들이 29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勝戰)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제2연평해전 승전 기념식'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려 유엔 참전 장병과 유가족을 비롯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전·현직 국회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 뒤엔 유가족들이 '제2연평해전 6용사'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에 올라 해상 헌화를 했다. 해상 헌화 중엔 오세영 시인(서울대 명예교수)의 추모시 '그대들의 눈동자는 조국의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이 되었고'가 울려 펴졌다.


제2연평해전은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대한민국 대 터키와의 3·4위 결정전이 있었던 날인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온 북한 경비정 2척이 우리 해군 '참수리357호' 고속정에 선제 기습공격을 가함으로써 발생한 해상 교전이다.

당시 대한민국 서해 연평도 부근 NLL 북서쪽 방향 일대에서 북한 해군 서해함대 8전대 7편대 소속 경비정 등산곶 684호정의 85mm 전차포가 선제 포격 도발을 가해 우리 측에선 참수리357호 정장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을 비롯한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다쳤다.

이에 강력 대응한 우리 해군은 NLL을 사수해냈고, 북한 경비정은 화염에 휩싸인 채 달아났다. 북한군에서도 30여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2연평해전'은 북한군의 치밀한 준비 과정과 정황 증거로 미루어 제1연평해전의 일방적 패배를 만회하려는 보복의 의도로 계획적으로 추진되었다는 게 이후 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2002년 당시엔 서해에서 북한과 서로 전투했다는 의미로 '서해교전'으로 명명됐다가 6년 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제2연평해전'으로 명칭으로 바뀌었다. 전사자 추모행사 또한 이때부터 국가 주관 행사로 격상됐다.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서 유가족이 헌화 및 분향을 마친 후 묵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서 유가족이 헌화 및 분향을 마친 후 묵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연평해전 전사자와 참전 장병, 유가족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조치들은 이후에도 지속돼 올해 처음 제2연평해전 관련 행사에 '승전'이란 단어가 붙게 됐다.

정부와 군 당국은 제2연평해전 당시 우리 군도 피해를 입었지만 북한 병력의 피해가 훨씬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승리'로 규정한 것이다.

해군은 또 기존 제2연평해전의 사실을 기념하기 위한 '전적비'(戰蹟碑)의 명칭도 전투에서 이긴 사실을 기념하는 의미인 '전승비'(戰勝碑)로 바꿀 계획이다.

해군 관계자는 "제2연평해전은 우리가 승리한 전투였다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관련 행사 명칭과 비석에 '승전'이란 단어를 담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군은 제2연평해전에서 숨진 해군 장병 6명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을 서해 NLL을 지키는 2함대사령부에 배치·운용 중이다.

이들 유도탄고속함은 제2연평해전 당시 침몰한 참수리급 고속정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서 2008년 선도함 '윤영하함'이 해군에 인도된 것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총 18척이 취역했다.

해군은 "제2연평해전을 비롯한 수차례 해전을 통해 얻은 승리의 역사는 해군 장병들에게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라며 "서해 수호관, 천안함 기념관 설치, 출동 전 출전 결의식 등을 통해 정신적 대비태세를 갖추고 NLL 수호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군은 기념식을 하루 앞둔 28일엔 이 총장 주관으로 참전 장병·유가족 등 초청 만찬을 진행했고, 2함대 내 체육관에서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 호국음악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참수리357호' 고속정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참수리357호' 고속정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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