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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함’ 이미지 벗고… 장수브랜드들 ‘젊은 마케팅’ 확산

중장년층이 주 고객이지만
미래 소비층 될 MZ 무시 못해
2030에 친근한 인물들과 협업
장수모델의 패러디 영상도 화제
고착화된 기업 이미지 탈피 사활
삼화페인트의 디지털캠페인‘모티페인팅’
삼화페인트의 디지털캠페인‘모티페인팅’
패러디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모’ 모델 배우 이덕화
패러디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모’ 모델 배우 이덕화
오랜기간 단일 제품으로 인기를 끌어온 장수 브랜드들이 기존 기업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색다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와의 접점 확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장수 브랜드들은 오랜 기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제품력은 이미 인정받은 만큼, 재미와 신선함을 살린 마케팅 전략으로 MZ세대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젊은층에 익숙한 장르와 패러디, 디지털 캠페인,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일시적으로 운영하는 상점) 등으로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을 재미있게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중장년층 브랜드, MZ세대 마케팅 강화

6월30일 업계에 따르면 장수 브랜드들이 MZ세대 겨냥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래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MZ세대를 겨냥한 친근한 패러디 컨텐츠를 제작하거나 이들의 이목을 끌 디지털 캠페인, 팝업스토어 등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이 주 소비자인 브랜드들은 이 같은 변화에 공을 더 들이고 있다.

맞춤가발 전문업체인 하이모가 대표적이다.젊은층 탈모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올해로 업력 35년째인 하이모는 지난달 대표모델 이덕화와 함께 가수 장기하의 노래 '부럽지가 않어'를 하이모 버전으로 개사해 부른 패러디 영상을 공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원곡 '부럽지가 않어'는 장기하 특유의 무덤덤한 창법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 대화 형식의 독특한 노랫말로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노래다. 하이모는 해당 노래에 맞춤가발이라는 제품 특성과 시니어 배우인 이덕화를 결합시킨 패러디 콘텐츠를 제작해 역으로 MZ세대들로부터 재미와 친밀감을 살렸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이날 기준 유튜브,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온라인에서 547만 건 이상의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1946년에 설립돼 반세기를 넘긴 삼화페인트도 디지털 캠페인을 통해 제품의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다. 모델은 MZ세대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신 모니카다. 모니카와 함께 한 디지털 캠페인 '모티페인팅'은 '페인트로 공간을 변화시켜 삶의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캠페인에서 모니카는 삼화페인트의 친환경 제품을 몸에 바르고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 밖에 삼화페인트는 페인트 업계의 고착화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자 MZ세대를 타깃으로 지난해부터 투톤라이브, 패션브랜드 크리틱과의 콜라보, 디지털 광고 캠페인 등 이색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는 업력이 오래된 만큼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있고 기성 세대에 마케팅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기존 이미지를 젊게 바꾸고 20~30세대와의 접점 확대를 통해 친근감과 긍정적 인식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팝업스토어, 극장 콘셉트 등 차별화

장수브랜드들은 체험형 콘텐츠를 중요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우후죽순 늘고 있는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차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운영 자체만으로는 이목을 끌기 쉽지 않아서다. 이에 상시 운영이 아닌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임에도 입지부터 콘텐츠까지 꼼꼼히 따져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캐리어에어컨의 경우 세계 최초 에어컨 발명 120주년을 기념을 콘셉트로 이달 초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팝업스토어는 1920년대 뜨거운 여름철 뉴욕의 바캉스 명소는 캐리어 에어컨이 설치된 극장이었다는 스토리에서 착안해 극장 콘셉트로 기획됐다. 캐리어 박사의 에어컨 발명이 인류의 문화와 소비 활동을 변화시켰다는 점을 전하며 나를 바꾸는 변화의 다짐을 기록하는 체인지 레코팅 룸, 120주년 헤리티지 굿즈 판매 공간 등이 마련됐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오픈 2주만에 누적 방문객이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예상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방문객 대부분이 2030세대인데 브랜드명이 캐리어 박사에서 온 것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설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즉각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