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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TSMC 잡을 신무기 장착… 기술격차 반년 벌렸다 [삼성 세계 첫 3나노 양산]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30 18:32

수정 2022.06.30 18:32

TSMC는 하반기에나 3나노 양산
삼성, 2026년 고객사 300곳 확보
수율문제는 넘어야 1위 등극 가능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6월 29일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6월 29일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기반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를 따라잡을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하반기 3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TMSC와의 초미세공정 기술격차를 최대 6개월까지 벌렸기 때문이다.

■TSMC 추격 전환점 마련

6월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GAA 기반 3나노 제품 양산에 이어 오는 2023년 3나노 2세대, 2025년부터 2나노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반면 TSMC는 올해 하반기에나 3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보다 최대 6개월가량 선단공정 양산에서 뒤처지는 셈이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천문학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인텔도 3나노 양산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잡아 삼성전자와 1년 이상 격차가 난다.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기술인 GAA를 적용해 2나노 양산 전까지 기존 핀펫(FinFET) 방식을 유지하는 TSMC와 기술격차를 더 벌리게 됐다. GAA는 전류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선, 기존 핀펫 구조보다 전력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핀펫 기반 5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23% 향상되며 전력소모는 45%, 면적은 16% 줄어든다.

신공정 양산 시점을 앞당길수록 신규 고객사 확보에 유리하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를 비롯해 퀄컴, 엔비디아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2021년 기준 파운드리 고객사는 100곳 이상이다. 2026년까지 300곳 이상 고객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로서는 TSMC를 추격할 중대 전환점을 마련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4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53.6%로 삼성전자(16.3%)를 3배 이상 웃돈다. 다만 첨단공정으로 분류되는 10나노 이하 시장점유율은 TSMC와 삼성전자가 6대 4 수준으로 격차가 크지 않다. 전 세계에서 10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두 곳이다.

다만 수율 문제는 삼성전자가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이다. 통상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수율관리 난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3나노 양산에 발맞춰 이달 초 파운드리사업부 내 3나노 GAA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수율관리 총력전에 나섰다.

■세계 최초 역사 써나간 삼성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뒤늦게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세계 최초'의 기술개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2005년 경기 기흥에 S1라인을 구축하면서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1년에는 32나노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공정 양산에 전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 2015년 업계 최초로 3차원 수직구조인 핀펫 기술을 14나노 공정부터 적용했고, 이듬해인 2016년 10나노 핀펫 공정 양산에 업계 처음으로 성공했다.
2019년 4월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시스템온칩(SoC) 제품을 출하했다. 2020년부터 세계 최초로 화성캠퍼스에 EUV 전용 V1라인을 신설한 데 이어 평택캠퍼스에 EUV 공장 V2도 가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세계 정상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데 10년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파운드리 기술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탈환을 목표로 내건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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